베트남 유학생, 한국서 낳은 영아 의정부 지하철역에 버린 까닭은?

입력 2016-04-02 00:00  




한국에서 낳은 아이가 숨지자 쇼핑백에 넣어 의정부역에 유기한 베트남 국적의 여성과 공범이 검거됐다.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영아유기치사 및 사체유기 혐의로 베트남 국적 A(19·여)씨와 A씨를 도와 범행에 가담한 B(19·여·베트남 국적)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지난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베트남에 살며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던 A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에 대한 동경과 한국어를 배워두면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에 지난해 어학연수를 결심했다.


하지만 A씨는 부푼 마음에 출국만 기다리던 중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베트남인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이가 생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것.


고민하던 A씨는 그러나 유학을 강행하기로 결정했다. 혹시나 유학을 말릴까 봐 부모에는 임신 사실을 숨겼다. 그렇게 지난 1월 8일, A씨는 6개월 유학생용 비자를 받고 6개월 된 뱃속의 아이와 함께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하지만 한국은 그녀에게 행복을 주지 않았다. 말도 잘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 유학까지 왔지만,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만은 않았던 A씨는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대학교 기숙사에서만 주로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지난달 30일, 기숙사에 있던 A씨는 갑자기 진통을 느꼈다. 예정일보다 한달 반이나 빠른 조산이었다.


A씨는 그리고 기숙사 화장실에서 아이를 낳았다. 하지만 너무 빨리 세상에 나온 아기의 몸은 허약했다. 분유를 먹이려고 허둥지둥하는 사이 아이는 숨졌다.


출산 직후 A씨는 동갑내기 친구이자 함께 베트남에서 온 유학생 B를 기숙사로 불렀다. 숨진 아이를 어떻게 할 것인지 의논하던 이들은 `황당한 장례` 계획을 마련했다. 아이 시신을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놔두면 누군가 이를 발견해 한국 방식대로 장례를 치러 줘 아이가 좋은 곳에 갈 것이라는 계획이었다.


이들은 그렇게 아이의 시신을 수건으로 말아 쇼핑백에 넣고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의정부역으로 향했다. 그리고 쇼핑백을 지하철역에 있는 통로에 놔두고 그 자리를 떴다. 한국식 장례로 아이를 좋은 곳에 보낼 생각뿐이었던 이들은 한국에서는 숨진 아이의 시신을 유기하는 것은 커다란 죄라는 점과, 특히 공공장소에는 폐쇄회로(CC)TV가 깔렸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CCTV로 이들의 행적을 추적하던 경찰은 결국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30분께 서울 상도동에 있는 B씨의 단칸방 고시원에서 이들을 체포했다.


경찰은 A씨를 입건할 당시 어린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영아유기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부검 결과 조산으로 인해 출산 직후 사망했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소견이 나와 영아유기나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