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불운? 에이스 양현종에게도 책임은 있다

입력 2016-05-02 09:45   수정 2016-05-02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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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에이스 양현종은 1일 두산전 패배로 시즌 3패만을 기록 중이다.(사진=KIA 타이거즈)

무조건 탓할 수도 없다. 하지만 무조건 옹호할 수도 없다. 그는 에이스이기 때문이다.

5월의 시작과 함께 시즌 첫 승을 놀렸던 KIA 타이거즈 양현종이 또 한 번 승리에 실패했다. 1일 두산 베어스와 광주 홈경기에 등판. 7이닝 8피안타(1피홈런) 4실점(3자책)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맞대결 상대가 니퍼트였다는 점과 타선도 침묵을 지킨 것도 또 하나의 요인이다.

올 시즌 양현종은 6경기에 등판해 40.2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3.54를 기록하고 있다. 아쉬움도 있지만 비교적 준수한 수준이다. 그런데 문제는 단 1승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분명 올 시즌 힘든 초반을 보내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타선 지원은 다른 나라 이야기다

KIA 타선은 지난 시즌과 동일하게 도깨비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물론 대부분 물방망이를 자랑하는 날이 많다. 특히 양현종 등판시 타선 지원이라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양현종이 등판한 6경기에서 KIA 타선은 총 14득점을 뽑아냈다. 평균 2.3점 정도의 수치다. 그런데 이는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을 때 기록이 아니다.

양현종이 마운드를 지키고 있을 때는 1.67점에 불과하다. 양현종의 평균자책점은 3.54으로 결코 승리를 할 수 없는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수치상으로만 따진다면 양현종은 패전을 기록하지 않기 위해서는 경기당 1실점 이하로 막아내야 한다. 따라서 양현종은 올 시즌 지독한 불운을 겪고 있다. 또한 수비에서도 허술함은 양현종을 더욱 힘들게 하는 요소다.

에이스의 숙명, 양현종도 책임은 있다

양현종은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의 성적이 극과 극을 달리는 선수다. 지난 시즌에도 전반기와 후반기가 매우 달랐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스프링캠프에서 피칭을 극도로 자제하며 약한 체력을 극복하려는 시도를 했다. 지난 시즌 후반기 부상 여파도 있었지만 올 해 역시 양현종은 지난해와 동일한 훈련법을 선택했다.

분명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시도한 것으로 무조건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런데 양현종은 팀의 기둥 투수다. 그렇기 때문에 4월 혹은 시즌 초반은 버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게다가 매번 상대팀 1선발들과 상대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적으로 상대팀 에이스를 만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금까지 만난 상대들을 살펴보면 1선발 혹은 2선발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시즌 후반기를 위해 초반을 평범한 수준으로 지내는 것은 그리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오히려 후반기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게 체력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것이 양현종에게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결국 양현종만 등판하면 더욱 얼어붙는 타선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KIA 타자들도 상대 1~2선발을 상대하기 때문에 공략이 쉬운 것은 아니다. 양현종이 상대 1~2선발을 만나, 3~4실점을 하면서 승리를 바라는 것은 애당초 무리라고 할 수 있다. 양현종에게 너무 가혹한 기준을 들이대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에이스라면 숙명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양현종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KIA의 상황은 좋지 않다. 오히려 지난 시즌보다 더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이미 시작된 시즌 중에 방법은 없다. 양현종이 하루 빨리 정상 궤도에 올라 상대 1~2선발과 맞대결을 하더라도 지난 시즌처럼 견고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과연 양현종은 5월의 출발은 좋지 못했지만 다시 한 번 반등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어깨에 KIA의 운명도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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