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시장을 향한 신선한 시각……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한국판 양적 완화` 입니다.
예전 중학교에 처음 들어가 영어를 배우면서 영어 그 자체 보다 더 어려웠던 게 TO부정사니 동명사니 하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들이었습니다. 그저 이럴 때 TO를 앞에 쓰고 저럴 땐 ING를 뒤에 붙이는 거라고 했으면 됐을 것을 명사, 동사도 어려운 까까머리 중학생에게 뜻도 모를 부정사니 동명사니 이걸 외우라고 했으니 그 영어 수업이 즐거울 리 있었겠습니까? 나중에 유학을 가서 보니 영국 친구들도 부정사라는 용어를 쓰지 않더군요. 그냥 TO는 TO인 것입니다.
혹 우리 국민들에게 이 양적완화라는 말도 그런 것 아닐까요? 양적완화는 기본적으로 우리로 치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0% 수준까지 낮췄는데도 시중에 돈이 모자라거나 돌지 않아서 경기가 살아나지 않을 때 돈을 찍어서 시중에 푸는 것, 즉 돈의 총량을 양적으로 늘리는 걸 얘기하는 것입니다.
그럼 이른바 한국판 또는 선별적 양적완화는 뭐가 다른가요? 현재 해운, 조선에 물려서 어려운 산업은행이나 수출입 은행에 한국은행이 출자를 해주거나 채권을 사주면 이 돈으로 이들 업계에 추가지원을 하게 해서 위기를 넘기게 해보자는 거죠. 풀린 돈의 사용처를 콕 찍어서 하자는 의미로 선별적이라는 의미를 쓰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풀린 돈들이 어디로 흘러가는 지 자세히 보면 양적완화의 본질과 조금 다릅니다.
산업은행이나 수출입 은행에 풀린 돈들이 만약 조선, 해운사의 종업원들이나 거래처로 흘러간다고 하죠. 어쨌든 이 돈은 소비를 하던 투자를 하던 돌아다니다가 은행들에게 돌아오게 되어있습니다. 이렇게 늘어난 돈은 시중 단기금리를 낮추고 그럼 은행들은 당연히 1.5%의 금리를 주면서도 안전한 한국은행으로 그 돈들을 가져오게 됩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애초에 한국은행에서 푼 그 정도가 더 돌아올 가능성이 크죠. 그럼 시중에 통화량이 늘지 않겠죠. 결국 양이 늘지 않으니까 사실은 양적완화라고 하기 좀 어렵겠죠.
그래서 그냥 이걸 정부가 한국은행에게 구조조정 목적의 특별 융자나 특별 증자를 요구했다라고 하면 그나마 쉬운 걸 굳이 왜 양적 완화라는 말을 고집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혹 미국, 유럽, 일본도 다 한 거니까 이렇게 해 두면 꼭 우리만 잘못 해서 그런 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또 한국은행도 그렇습니다. 이거 하려면 국민적 합의와 사회적 공감대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하는 데 이걸로 국민투표합니까? 그냥 여야 정치권에서 합의해오면 이라고 하면 될 일 아닌가요? 내가 알아서 하고 책임지고 싶지는 않다는 얘기에 왜 잘 알지도 못하는 엄한 국민을 끌어들이냐 말이죠.
경제도 어려운데 말이라도 좀 쉽게 하시죠.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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