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油 파생상품 투자자, 올들어 절반넘는 3,500억원 날렸다

입력 2016-05-1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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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 여파로 유가 움직임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DLS) 투자자들이 올 들어 3,500억원이 넘는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4월 원유를 기초 자산으로 한 DLS 6,443억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3,515억의 원금 손실이 확정, 투자자들은 2,928억원만 돌려받았다는 것.



평균 수익률로 따지면 물경 -54.5%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를 기준으로 지난 2월11일 배럴당 26.21달러까지 폭락세를 보였던 유가가 최근 40달러대까지 회복됨에 따라 원유 DLS 가입자의 원금 손실 규모는 그나마 다소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는 있다.

올해 1월 821억원, 2월 1,247억원, 3월 1,070억원이던 원유 DLS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액이 4월에 377억원으로 감소한 것이 단적인 예다.

증권사별로는 원유 DLS를 적극적으로 발행한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대우(옛 대우증권)에서 절반이 넘는 손실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1∼4월 미래에셋증권은 1,849억원어치, 미래에셋대우는 1,588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와 각각 1,055억원과 865억원의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이 밖에 NH투자증권(492억원), 유안타증권(489억원), 신한금융투자(258억원), 현대증권(141억원)에서 100억원 이상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가 저점에서 많이 회복됐다고는 하나 고유가 시기에 발행된 원유 DLS가 많이 남아 있어 투자자들의 손실 확정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4일 기준으로 원유 DLS 상품 300개, 4,194억원어치가 녹인(Knock-in·원금 손실 가능) 구간에 진입한 상태로 대부분 원유 DLS는 가입 기간에 한 번이라도 기초 자산이 되는 원유 상품 가격이 녹인 구간에 들어가면 80∼90% 수준으로 오르지 않고는 원금 손실을 피할 수 없게 설계됐다고 한다.

특히 녹인 구간에 진입한 원유 DLS 가운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일 때 발행된 것만 2,700억원어치가 넘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셰일가스 개발, 이란의 국제 원유시장 복귀, 신재생 에너지 산업 성장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국제 유가가 당분간 50∼60달러 이상으로 오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이래저래 이 부분 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만지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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