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내연녀의 동거남을 잔혹하게 살해한 남성이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2009년 충남의 한 관광지에 놀러간 A(49)씨는 그곳 유흥업소에서 도우미로 일하던 한 여성과 만나 내연관계를 맺었다.
적절치 못한 만남이 오래 갈 수는 없는 법. 얼마 후 이 여성과 헤어진 A씨는 5년여의 세월이 흐른 2014년 그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 여성과 다시 조우하게 된다.
A씨는 되살아난 감정에 그녀와 내연관계를 재개하고 싶었지만, 이 여성의 옆에는 이미 4년여 전부터 동거해온 B씨가 있었다.
B씨는 이 여성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확인하는 등 감시하며 A씨와 만나지 못하게 했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2015년 8월 9일 오전 2시 실행에 옮긴다.
B씨 집 주변에 차를 세운 A씨는 30여분을 서성이다가 허리춤에 흉기를 꽂은 채 B씨가 사는 집 담을 넘어 침입했다.
마침 인기척을 느껴 잠에서 깬 B씨는 "누구야"라고 소리를 지르며 반항했지만, A씨는 아랑곳하지 않고 30여차례나 흉기를 휘둘러 B씨를 무참히 살해했다.
A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B씨 때문에 전 내연녀를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는 것에 너무 화가 났다"며 "화를 참지 못한 나머지 흉기를 허리춤에 차고 피해자의 집으로 걸어갔다"고 진술했다.
이후 A씨는 `전 내연녀가 보고 싶어 갔다가 B씨에게 발각돼 우발적으로 범행했다`고 말을 바꿔 우발적 사건임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A씨는 원심의 형이 너무 무겁다고, 검찰은 너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보다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해 검찰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윤승은 부장판사)는 18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살인은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그 피해를 복구할 방법이 전혀 없는 중대한 범죄"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그 행위가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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