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묻지마 사건, 성차별적 사회구조가 문제" 여성단체 신촌서 필리버스터

입력 2016-05-20 10:54   수정 2016-05-20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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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발생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과 관련, 여성단체들이 우리 사회의 심각한 성(性) 불평등을 지적하며 사회 전반의 각성을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강남역 묻지마 살인은 우리사회의 여성을 비롯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폭력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며 "한국사회 모든 구성원의 책임의식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강남역 여성 살해 사건은 단지 일탈한 개인이 저지른 우발적 사건이 아니"라며 "경찰청에 따르면 강력범죄 피해자 중 여성 비율이 90.2%(2013년)로 여성에 대한 폭력이 일상화하고 있어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여성 살해의 본질은 성차별적 사회구조와 인식"이라며 "젠더(gender) 불평등 문제로 인식하고 공감해 나가는 것이 또 다른 여성 살해를 막기 위한 출발선이다"라고 강조했다.

한국여성민우회도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은 여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이 폭력으로, 나아가 극단적인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정리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여성 혐오`로 인한 폭력을 목격하고 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이것은 여성 혐오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이것을 사소한 문제로 취급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지적했다.

민우회는 "`여성 혐오`는 더 많이, 더 큰 목소리로 이야기되어야 한다"며 여성 차별과 폭력을 당한 경험을 증언하는 필리버스터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5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신촌 U플렉스 앞 광장에서 `여성폭력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나는 □□□에 있었습니다`란 제목으로 연다.

이 단체는 "여성들이 거리에서, 엘리베이터 안에서, 화장실에서, 지하철에서, 일상의 곳곳에서 대면했던 차별과 폭력, 여성 혐오가 누군가의 특수한 경험이 아닌, 누구나의 일상적인 경험이라는 것을 말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우리 사회는 여성 혐오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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