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한국인은 범죄표적? 이번엔 “50대 한국인 선교사 피살”

입력 2016-05-20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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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한국인 선교사 피살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선교사 피살 사건이 알려지면서 현지 치안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필리핀에서 한국인 선교사 피살으로 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의 ‘범죄와의 전쟁’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이유다.

한동안 잠잠하던 필리핀에서 한국인 피살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치안 불안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20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외곽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던 심모(57) 목사가 괴한에게 살해되면서 올해 들어 필리핀에서 피살된 한국인은 3명으로 증가했다. 이번 사건은 교회 사택의 금품을 노리고 침입한 강도의 소행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마닐라 외곽의 다른 지역에서 장 모(32) 씨가 괴한의 총격으로 숨진 지 사흘 만에 또다시 한국인 살해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장 씨 사건의 경우 범인이 기다렸다는 듯이 총만 쏘고 달아나 금품이나 원한에 얽힌 청부 살인에 무게가 실려있다.

필리핀에서 살해된 한국인은 2012년 6명에서 2013년 12명으로 급증했으며 2014년 10명, 2015년 11명으로 3년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올해는 한국과 필리핀 경찰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 처리하는 `코리안 데스크`를 필리핀 중부 세부 등 5개 지역에 추가로 설치하고 필리핀 정부가 상반기 선거 폭력을 막으려고 한시적으로 일반인의 총기 소지를 금지해 강력 범죄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총기를 이용한 살인 사건이 여전히 발생할 정도로 총기 규제가 허술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100만 정 이상의 총기가 불법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에서는 빈곤과 구멍 뚫린 총기 규제 탓에 각종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외국인들도 범죄에 자주 노출된다. 현지의 한국 교민은 9만여 명이고 필리핀 방문 한국인은 연간 120만 명이다.

필리핀 경찰은 수사비가 부족한 데다 지문과 통신조회 시스템 등도 첨단 수사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아 신속한 범인 검거를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범으로 잡혀도 쉽게 보석으로 풀려날 수 있고 재판을 여는 데만도 보통 2∼3년이 걸리기 때문에 범인 처벌도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범죄 표적이 되지 않도록 재력 과시를 삼가고 현지인이나 다른 한인과의 분쟁을 피하며 치안이 좋은 주거지를 선택할 것을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당부하고 있다.

최근 대선에서 승리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당선인이 오는 6월 말 대통령에 취임하면 치안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교민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취임 6개월 안에 범죄를 뿌리 뽑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살인, 마약 등 강력 범죄의 단속 과정에서 총기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사형제도 부활하겠다고 공언했다.

한 교민은 "두테르테 당선인이 범죄를 소탕하는 데 초법적 수단을 쓰고 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있지만 강력 범죄가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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