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라인 11]
김동환의 시선
출연 : 김동환 앵커 (대안금융경제연구소장)
오늘 김동환의 시선이 머무는 곳은 `국적 해운사` 입니다.
현대 상선의 용선료 인하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5대 선주사들과 큰 틀에 합의가 있다고 합니다. 반가운 소식입니다. 다만 당초 목표로 했던 28%의 인하가 아닌 20%선을 살짝 못 미치는 선에서 합의를 했기 때문에 큰 틀에서의 합의라는 표현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남은 절차는 오늘, 내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의 채무조정, 그리고 국제적인 해운 동맹에 가입이 남아 있습니다. 일주일 정도 시간간에 대략적인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에 채권단의 출자전환 의결로 현대상선은 이미 현대그룹의 일원이 아니라 산업은행을 위주로 한 채권단의 지배를 받는 전혀 다른 지배구조의 회사가 되었습니다. 출자전환이 예정대로 실행되면 채권단의 지분은 40%가 되고 17.5%의 기존 대주주인 현대 엘리베이터는 1% 미만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말이 채권단이지 산업은행이 주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사실상 국영 해운사가 됐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그래서 지금부터가 중요합니다. 잘 못 하면 또 우리 국민들의 혈세가 들어가게 될 테니까요.
한진해운도 흡사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실질적인 국영 해운사가 두 개가 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할 일은 당연히 이 두 회사를 따로 따로 운영해야 할 것 인가 아니면 합칠 것인가 하는 것이겠지요.
최근 국제적 해운사들은 불황을 이기는 방법으로 오히려 덩치를 키우고 있습니다. 세계 3위인 프랑스의 CMA가 24억 달러를 투자해 싱가포르 최대 해운사인 NOL을 인수했고 중국의 COSCO는 차이나 시핑의 컨테이너 부문을 사들였습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각각 현재 세계 8위와 15위입니다. 합쳐봐야 글로벌 7위 정도입니다. 시너지가 얼마나 있나 하는 여부를 떠나 용선료를 깎은 글로벌 15위 업체가 그 순위를 줄이며 성장할 수 있느냐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습니다.
국제적 동맹에 낀다고 해서 만사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그 동맹 안에서의 발언권과 영향력이 있을 때 동맹의 효과를 오롯이 볼 수가 있을 겁니다.
아직 현대 상선과 한진 해운의 회생 여부가 100% 확정 되지 않은 마당에 벌써 합병을 얘기하는 건 좀 섣부른 감이 있겠습니다. 다만 지난주에 결국 법정관리 행이 결정된 STX 조선에 투입된 4조5천억원이란 돈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 수가 없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게 되는 작금의 상황이라 혹 현대상선과 한진해운도 이 같은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용선료를 깎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만약 시간이 한두 해가 지난 후 결국 깎은 용선료도 제대로 못 내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땐 정말 우리 해운업은 끝장이 날 거고 수출 한국의 위상도 그 만큼 떨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구조조정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김동환의 시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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