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쉿, 너만 알고 있어"…이통3사 SNS 담당자의 운영 노하우

지수희 기자

입력 2016-09-21 11:29   수정 2016-09-22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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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들은 타 업종에 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마케팅의 시작이 빨랐다. 모바일 트렌드를 가장 가까이에서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모바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통신사의 먹거리(데이터 사용)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구글플레이 등 개인의 영역이던 SNS에 기업의 페이지가 막 생겨나기 시작할 때 그 앞단에는 통신사들이 있었다.

올해 8월말 기준 통신3사의 페이스북 페이지 팬 수는 SK텔레콤 130만명, KT 80만명, LG유플러스 60만명이다.

가입자 점유율이 가장 높은 SK텔레콤이 페이스북 팬 수에서도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2, 3위 사업자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7월 대비 팬 수는 KT가 5.63%(4만2,812명), LG유플러스가 4.20%(2만4,441명) 증가한 반면 SK텔레콤은 이미 고정 팬층이 두터운 SK텔레콤은 일부 체리피커(실속을 차리는 소비자, 경품사냥꾼)가 이탈하면서 약 0.37%(5010명)이 감소했다.

팬들의 적극적인 반응도를 의미하는 총 인게이지먼트(좋아요, 댓글, 공유/8월 기준)에서는 KT가 약 11만4천건, SKT 3만2천건, LG유플러스 1만8천건으로 KT가 단연 돋보였다.


(▲ SK텔레콤의 SNS마케팅 담당자인 이영준(우)·전영민(가운데) 매니저)


◇ SK텔레콤, 130만 압도적 팬 수 확보..."콘텐츠 반응지표 만들 것"

이통사들 가운데 SNS발생 초기부터 꾸준히 팬수 확보를 해온데다 설현등 모델파워는 SK텔레콤의 팬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여기에 두터운 팬층이 확보된 페이지와 마케팅을 하려는 사업자들이 늘어나면서 이벤트 경품은 점점 풍부해졌다.



(▲사진출처= SK텔레콤 페이스북)

이미 130만이라는 안정적인 팬수를 확보한 SK텔레콤 SNS마케터들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자사 서비스를 고객이 원하는 콘텐츠에 잘 녹이는가`이다. 팬수를 많이 끌어모으기 위한 고민의 단계를 넘어선 시점에 돌입한 것이다.

이영준 SK텔레콤 마케팅커뮤니케이션본부 미디어크리에이티브팀 매니저는 "서비스의 핵심을 트렌드에 잘 녹이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각 사업파트에서 전달하려는 사업의 내용을 잘 파악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대놓고 광고를 하기 보다 텍스트는 줄이고 이미지를 주로 활용하되 상품소개라는 생각이 안드는 콘텐츠를 발굴하려 노력한다. 최근 휴가철을 맞아 선보인 `인천공항 이용 꿀팁`이라는 콘텐츠에는 T로밍 서비스를, 개강을 앞두고 공개한 `대학생들의 과제를 도울 사이트`에는 SK텔레콤의 데이터 허브 서비스가 녹여졌다.

같은팀의 정영민 매니저는 "트랜드를 놓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개그프로그램을 꼼꼼히 챙겨보는 것은 물론 매일 아침 출근길에는 그 날의 화제 포스트를 체크하고 한 주간 콘텐츠 반응을 수치화해 파악한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콘텐츠 기획단계에서 친밀도, 소재의 적합성 등을 미리 예측하고 콘텐츠 발행 뒤 결과를 비교하는 지표들을 개발하고 있다. 정 매니저는 "지금은 개발단계에 있지만 이 지표들은 어떤 이미지, 타이틀, 문구를 사용했더니 반응이 좋았다는 걸 파악하는게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KT, SNS용 영상 콘텐츠 자체 제작..."팬들과 직접 대화"

KT가 만든 SNS 콘텐츠 가운데 반응이 가장 좋은 건 몬스터엑스와 우주소녀를 앞세운 콘텐츠다. 아이돌스타를 내세우면 그들의 팬들을 흡수할 수 있다는 잇점이 있다.

최서현 KT SNS마케팅 대리는 "단순히 이들을 내세워 잘 만들어진 광고를 SNS에 포스팅하는 것에 그쳐선 안된다"며 "팬사이트에 들어가 그들의 용어를 배우고 다른 곳에선 볼 수 없는 스타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들과 함께 이야기 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올레 페이스북)

SKT와 LGU+가 주로 타 사업팀의 콘텐츠나 광고를 SNS용으로 재편집해 활용하는 데 반해 KT는 오직 SNS를 위한 전용 콘텐츠를 만든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캣티` 영상이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선 SK를 `스크`, KT를 `개티`로 비하해서 부르기도 하는데 KT SNS팀은 부정적인 이미지의 `개티`를 귀여운 느낌의 `캣티`로 재탄생시켰다.



(▲사진출처= 올레 페이스북)


이주희 KT IMC센터 마케팅부문 차장은 "최근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가 많이 늘어 팬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뿐 아니라 `개티`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캣티`라는 귀여운 이미지로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특히 아이돌 스타만큼 고양이 모델료가 비싸지 않아 비용대비 큰 효과를 본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이 차장은 "최근에는 고객들이 SNS광고에 대한 피로도가 많이 쌓여있어 송출 일정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재미있거나 감동적이거나 유용한 내용으로 자발적인 공유를 유도하는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라고 강조했다.


◇ LG유플러스 `감동코드` 전략.."고객의 일상을 공략하라"

지난해 `쯔위`를 내세워 모델 파워를 꾀하던 LG유플러스는 큰 성과가 없자 `감동코드`로 전략을 바꿨다.

가족을 주제로 한 감동적인 영상 콘텐츠의 반응이 좋았다. 감동적인 포스트 아래 댓글란은 고객끼리 자신의 이야기를 터놓는 소통의 장이 됐다.

`군 수신폰` 영상은 군인과 군인가족, 친구들의 공감을 이끌며 5,400여개의 댓글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사진출처= LG유플러스 페이스북)

LG유플러스는 고객들의 일상에도 주목했다. 내일은 뭐할까? 밥은 뭐 먹지? 등 고객들의 일상적인 고민을 해결해주는 콘텐츠 안에 LG유플러스의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녹이는 네이티브광고 기법을 적극 활용했다.

일례로 올 여름 전기료 폭탄이 고객들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을 때 전기 사용량을 확인할 수 있는 LG유플러스의 IoT제품 `에너지미터`를 소개하면서 좋은 반응을 이끌었다.

강신현 LG유플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좋은 경품이나 모델파워에 의존하기 보다는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도록 세세한 부분을 신경 쓴다"며 "IoT 가스락으로 라면끓이는 법을 소개하면 경품은 라면을 걸고, 경품 당첨자 발표 역시 단순 공지를 벗어나 당첨되지 않은 팬을 위한 이벤트를 기획해 한번 더 소통할 수 있도록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 "좋은 파트너를 만나는 것이 관건"

여타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통신사들 역시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구글플러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주부 사용자가 많은 카카오스토리, IT에 관심많은 구글플러스, 얼리어답터들이 많은 트위터, 감각적인 젊은층이 많은 인스타그램 등 각 채널별 특성에 맞는 콘텐츠를 주로 발굴한다.

강신현 LG유플러스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과장은 "같은 사람이라도 내가 얼마나 행복한지 알려주는 페이스북, 우리 아이 자랑하는 카카오스토리,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인스타그램 등 채널별 콘텐츠 리더십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희 KT IMC센터 마케팅 부문 차장은 "트위터의 경우 사용자가 많이 줄긴 했지만 신제품에 빠르게 반응하는 고정 사용자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며 "새로운 서비스들을 소개하기에 적합한 채널"이라고 말했다.

정영민 SK텔레콤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본부 매니저는 "구글플러스는 IT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어 다소 깊이있는 통신서비스들을 소개할 때 많이 활용한다"고 전했다.

채널별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터뷰에 응했던 SNS마케팅 담당자들 대부분 앞으로 팬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신 고객의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콘텐츠 발굴이 중요하다는 데 큰 공감을 나타냈다.

이 때문에 아이디어가 많은 협력사를 잘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협력사는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정되며 SNS 마케팅 예산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최서현 KT SNS 담당자는 "한 사람이 운영하는 경우에는 콘텐츠의 형태가 반복될 수 있어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협력사를 만나 많은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강신현 LG유플러스 과장은 "SNS는 이제 더 이상 막내에게 맡겨둘 만한 채널이 아니다"라며 "조직의 리소스가 투입돼야 할 매체"라고 설명했다.

국내 최고의 마케터들이 모인 곳이긴 하지만 앞으로 채널은 더 늘어날 것이고 이들은 새로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해 나가야 한다. 특히 `무형의 서비스`를 감성적인 사진으로 표현해야 하는 인스타그램은 여전히 이들에게 고민을 안겨준다.

고객과의 접점이 너무 가까워져 매 순간 신경써야 할 일들이 늘어났지만 앞으로도 통신3사는 고객과의 소통을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SNS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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