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녀 시신 발견·11살 아들 실종…아들 못 찾으면 미궁 속으로

입력 2016-09-22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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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아파트에 살던 모녀가 이틀 사이 다른 장소에서 숨진 채 차례로 발견되고 초등학생 아들은 유서를 남긴 채 실종됐다.

사건은 지난 20일 오후 3시 20분께 경북 고령군 고령대교 부근 낙동강 변에서 한 50대 여성이 숨진 상태로 표류하다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21일 오후 1시께 가족을 확인하려고 주거지를 수색하다가 딸 A(26)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에서 이불과 비닐로 싸인 시신은 숨진 지 상당 시간이 지난 듯 패딩을 입은 백골 상태였다.

이 아파트에는 A씨와 어머니 B(52)씨, 동생 C(11)군이 함께 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울증 증세가 있는 B씨가 딸 시신을 상당 기간 은닉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아들을 찾아야 사건 윤곽을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과 교육청이 조사한 결과 C군은 초등학교 4학년이지만 올해 1학기까지 학교에 다니지 않고 홈스쿨링을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장기 결석 아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C군 존재가 드러나 학교 측이 어머니를 설득해 이달 1일부터 등교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C군은 어머니가 곁에 없으면 내내 불안해했고 지난 9일 피부 알레르기 증상으로 조퇴한 이후 학교에 나타나지 않았다.

B씨는 추석 연휴가 지나면 다시 보내겠다고 했지만, C군은 지난 19∼20일에도 등교하지 않았다.

C군은 지난 15일 오후 아파트 현관 CCTV에 어머니와 함께 찍힌 것을 마지막으로 행방이 묘연하다.

경찰은 B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 우울증 증세가 있고 시신에 외상이 없는 상태로 현금, 휴대전화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을 든다.

하지만 A씨 사망과 C군 실종에 대해서는 추측만 할 뿐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C군은 `유서`라고 쓴 메모에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달라"고 적었다. 경찰은 이에 따라 C군이 집에서 학대받았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녀가 숨진 상태에서 아들을 찾지 못하면 이번 사건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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