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초전도사' 박승복 샘표 회장 별세

정경준 기자

입력 2016-09-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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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복 샘표 회장(사진)이 23일 노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향년 95세.

샘표식품 창업주인 선친 박규회 회장의 장남으로 1922년 함경남도 함주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1976년 샘표식품 사장에 취임해 현재의 샘표를 만드는 기반을 쌓았습니다.

특히, `내 식구들이 먹지 못하는 음식은 만들지도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박 회장은 정직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품질`에 최우선 가치를 뒀습니다.

세계 최고 품질의 간장을 만들겠다는 박 회장의 바람은 1987년 당시 단일 품목 설비시설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간장 공장 건립으로 이어졌고, 그 결과 간장하면 샘표를 떠올릴 정도로 70년 역사의 장수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공직생활을 끝내고 55세의 늦은 나이에 가업을 이어 받아 샘표를 맡게 된 박 회장은 특별한 약속이 없으면 매일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며 대화를 나누고, 매 분기마다 전 직원 앞에서 회사 경영현황을 설명하며 직원들과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노조 설립을 먼저 권유한 것도 박 회장이었고, 이렇게 쌓은 신뢰가 바탕이 돼 샘표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의 노사분규가 없었던 기업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박 회장의 근검절약 정신은 잘 알려져 있는데, 자신이 타던 10년된 자동차를 장남인 박진선 사장에게 물려줘 40만㎞를 타고서야 바꿨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또, 박 회장을 이야기 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게 바로 식초인데, 매일 하루 세 번 식후에 식초를 마시는 박 회장의 특별한 식초 건강법 때문에 `식초전도사`라는 별칭까지 생겼을 정도입니다.

박 회장은 마시는 식초 시장을 개척한 선구자로, 누구라도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법으로 식초를 활용할 수 있도록 흑초음료 `백년동안`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박 회장은 40여년을 경영일선에 있었으며, 10여년간을 한국식품공업협회 회장으로 재직하며 국내 식품산업 발전에 기여해 왔습니다.

박 회장의 유족으로는 아들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 등 2남3녀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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