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 7명 실종 3명’ 위력적 태풍에도 수업강행…경남고교 휴업 겨우 13%

입력 2016-10-07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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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호 태풍 ‘차바’로 곳곳이 물에 잠기고 비바람이 몰아쳤지만 고등학교 대부분이 수업을 강행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불감증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경남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고등학교 191곳 가운데 166곳이 전날 태풍에도 수업을 진행했다.

전체 고교 중 휴업을 한 학교는 13%인 25곳 뿐이었다.

정상 수업한 166곳 중 그나마 등교 시간을 조정한 학교도 17곳에 불과했다.

태풍 ‘차바’의 기세가 눈에 띄게 잦아든 오후 1시께 등교하도록 한 학교도 있었지만, 일부는 한창 위력을 발휘하던 오전 9∼10시에 학생들을 등교하게 했다.

등교에 나선 학생들이 비바람을 헤치고 학교까지 가느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퍼붓는 비에 학교 본관 1층에까지 물이 차면서 1층에 교실이 있는 학생들은 2층으로 대피하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학교 운동장에 주차된 승용차가 잠길 정도로 물이 차자 학생들은 교실에 발이 묶인 채 불안과 공포심에 떨었고, 학교에는 학생들의 안전을 묻는 학부모들의 전화가 빗발쳤다.

이날 수업을 강행한 한 학교 교장은 "판단을 제대로 못 한 것 같아 학생들에게 미안하다"며 "양산 시내 다른 고등학교도 휴업하는 학교가 없어 등교시켰고, 수업에 지장이 없을 거로 생각했는데 이렇게 피해가 클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태풍으로 남해안 권역이 강한 비바람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지난 4일 충분히 예보됐던 상황이어서 교육 당국이 안일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등학생 아들을 둔 정모(45·창원시 의창구) 씨는 "학교까지 걸어서 5∼10분 거리지만 내가 운전을 못 하는 데다 택시도 안 잡혀 아들이 학교까지 걸어갈 수밖에 없었다"며 "나가는 순간 우산이 뒤집혔고 뭐가 날아올지도 모르는데 등교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태풍 오기 전날부터 이번 태풍이 세다고 예보가 됐지 않았느냐"며 "태풍에 애들 안전이 위험한데 시험 기간 하루 미루는 게 그게 큰 대수냐"고 반문했다.

도교육청 측은 "도내 지역이 워낙 넓다 보니 시·군에 따라 기상 상황이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어 일괄적으로 휴업 지침을 내리는 것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며 "향후 재난 상황 발생 때 적절한 판단을 적기에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태풍으로 울산과 부산에서는 구조활동에 나선 소방관 1명을 포함, 모두 7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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