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의 출범이 임박한 가운데, 증권업계가 자기자본 확충을 두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올해 들어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둔화돼 대형화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반짝 호황을 누렸지만 올 들어 ELS 운용수익 악화로 크게 고전하고 있습니다.
증권사들의 수익성을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 ROE는 지난해 평균 7.3%이던 것이 올해 상반기 급격히 하락해 평균 5.6%에 그쳤습니다.
메리츠종금증권 등 일부 증권사가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지만, 전체적으로 은행권 자기자본이익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낸 겁니다.
증권업계에서 전망한 주요 증권사들의 3분기 REO는 5.6%, 순이익은 3,272억 원으로 2분기보다 3.5% 늘어나는데 그쳤습니다.
주요국 주가 상승과 주가연계증권 관련 손실은 줄었지만, 증권업 수익성 회복은 더디게 나타날 전망입니다.
대신증권은 파생결합증권 발행 규모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보수적인 실적 전망을 내놨고, 유진투자증권도 증권업종은 뚜렷한 실적 개선의 모멘텀이 확보돼야 주가가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의 자본확충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놓은 초대형 증권사 육성방안에 따라 적어도 4조원으로 자기자본을 늘려야 하지만, 대형사들도 현재로썬 시점이나 방법조차 확정하지 못한 상태입니다.
증권사가 실적이 하락한 상태에서 자본금을 늘리기 위해 증자를 단행할 경우 자기자본이익률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대형사들이 하이투자증권 등 매물로 나와있는 증권사를 인수합병하는 방안도 있지만, 실익이 적다는 분석에 이마저도 표류하고 있습니다.
거래 위축과 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어 자본 확충을 두고 증권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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