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복막염 걸렸다고 포기하면 안되는 이유

입력 2016-10-28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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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정씨의 미묘 가을이. 복막염 진단을 받았으나 현재는 정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지난달 고양이 집사라면 아는 펫툰 `뽀짜툰`의 주인공 짜구가 무지개다리를 건너 수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사인은 복막염.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지만 현재로서는 마땅한 대처법이 없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그래서 동물병원에서 "복막염입니다."라는 진단을 받은 집사들에게는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다.

그리고 하루하루 삶이 옅어져가는 고양이를 보면서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력감에 괴롭기만 하다.

여기 복막염 진단을 받았다고 쉽게 포기해서는 안되는 사례 하나가 있다.

이 글이 페이스북이 게시되자 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이 여럿이다. 공통점은 포기는 금물이라는 것.


<최윤정씨의 미묘 가을이. 복막염 진단을 받았으나 현재는 정상을 회복해 가고 있다>

40대 최윤정씨의 첫째 고양이 가을이. 이제 2살하고 3개월째다. 가을이는 한 달 전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2주전 동물병원에서 복막염 진단을 받았다.

병원에서는 별 수가 없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다. 보호자들을 겁주려는 것이 아니다.

치료법도 마땅치 않은 복막염의 높은 치사율 때문에 보호자에게 미리 준비하라고 하는 일이 다반사다.

그렇다고는 하지만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일. 최윤정씨 역시 그랬다.

둘째 고양이로 들인 하늘이를 친정에 맡겨두고 가을이의 치료에 전념키로 마음을 다잡았다. 아니 다른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콧노래를 흥얼거렸다. `내가 기뻐보이면 가을이도 최대한 안정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규모가 큰 동물병원으로 옮겨볼까도 했다. 하지만 병원을 바꾸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더 짧아질까봐 진단을 내린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매달렸다.

윤정씨의 간청에 수의사는 다시 정밀진단을 받아보자고 했다. 그리고 가을이에게서 뽑아 놓은 흉수와 혈액 샘플을 미국으로 보냈다. 앞서 한국지사에 보냈지만 진단이 제대로 나오지 않자 본사로 보냈다.

샘플을 보내 놓고 기다리는 사이 가을이 상태가 호전됐다. 예상 밖이었다. 흉수가 사라졌고 엑스레이 검사상으로는 정상소견이 나왔다.

그래도 여전히 안심할 수는 없었다. 열흘이 지난 26일 미국서 검사 결과가 도착했다.

`검출된 바이러스의 양이 매우 적어 복막염으로 확정할 수도, 그렇다고 아니라고 할 수도 없다.`

복막염이 맞긴 맞는데 가을이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의 복막염이라고 해야하나.

수의사 역시 이 결과를 보고서는 반색하면서 "좋아질 수 있는 희망이 생긴 것이니 잘 치료해보자"고 반색했다.

역시 끈을 놓지 않기를 잘했다.

윤정씨는 "하루하루 너무 좋아져서 오히려 겁이나기도 하지만 정말 좋아지고 있다고 믿고 싶어요. 지금도 아픈 아이들 돌보고 계시는 많은 분들 모두 희망을 잃지 말고 아이와 행복하세요."라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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