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네오뱅크'가 온다…성패 열쇠는?

조연 기자

입력 2016-10-28 17:12   수정 2016-10-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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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은행업계는 지난 24년동안 새로운 사업자의 진입이 없었습니다.

    여기다 유례없는 인터넷 기반 은행의 출현으로 산업 전반의 활력을 높일 것이란 기대가 큰데요.

    더 자세한 이야기 취재기자와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조연 기자. 당장 한달여가 지나면 인터넷은행을 저희가 볼 수 있는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선정된 K뱅크와 카카오뱅크 중 먼저 K뱅크가 올해 안에 출범할 예정입니다.

    K뱅크는 앞서 지난 9월말 본인가를 신청하고, 현재 금융당국의 심사를 받고 있는데요.

    심사가 약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빠르면 11월말, 늦어도 12월에는 K뱅크가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도 전산 시스템 고도화 작업을 진행 중으로, 내년 3월쯤이면 만나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앵커>

    인터넷은행 참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는데, 드디어 만나보게 되는군요.

    <기자>

    사실 '네오뱅크', '새로운 은행'이라 불리는 인터넷기반의 은행은 올해 새롭게 등장한 것이 아니고, 또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서는 이미 새로운 형태의 은행, 금융서비스들이 급성장해 상당 부분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단 국내에서는 처음이다 보니 어떤 모습을 갖고 있을까 기대가 높죠.

    <앵커>

    그런데 "과연 얼마나 새로울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기존 은행들도 모바일뱅킹 시스템을 다 갖고 있지 않나요?

    <기자>

    맞습니다.

    최근 1년 사이에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업그레이드된 모바일뱅킹, 멤버십포인트, 메시지톡 등 다양한 모바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내놓았는데요.

    사실 이 같은 변화도 인터넷은행이란 새로운 경쟁자의 출현을 앞두고 기존 은행권이 움직인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일부 서비스는 인터넷은행들이 예비인가를 따내기 위해 공개했던 사업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이 출범도 전에 이미 은행권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는 '메기'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구체적으로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어떤 서비스를 내놓을지 궁금한데요. 각 은행이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기자>

    일단 두 은행 모두 출범 전 비즈니스모델 보안 지키기에 열중입니다. 앞서 예비심사 당시 공개했던 사업 중 상당부분을 이미 카피당했기 때문이죠.

    그래도 K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어떤 고객 기반을 갖고 가는지 보면 예상이 가능한데요.

    카카오뱅크는 일단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으로 카톡 가입자 3800만명이 잠재고객군이고, KT는 유무선전화·IPTV·통신가입자 3천만명이 우선적인 잠재고객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은행의 가장 큰 특이점은 바로 비대면채널 위주, 그러니까 점포없이 운영된다는 점인데, 가장 기본적인 이 부분에서 두 은행은 차이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K뱅크는 KT대리점이나 주주사인 GS25 편의점을 십분 활용해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을 만들어 온/오프라인 벽을 깨겠다는 것이고, 카카오뱅크는 그야말로 점포 없이, 오직 모바일뱅크로서만의 장점을 살리겠다는 방침입니다.

    서비스를 보면 K뱅크와 카카오뱅크 모두 영업 개시 시점에는 은행이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 여수신 상품군과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준비하고, 단계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자산관리시스템,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대출상품 등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예상을 해보자면 K뱅크의 경우 예를 들어 KT에서 휴대폰 통신계약 가입할때 K뱅크 계좌를 이용하면 혜택을 주는 상품과 또 예금/적금의 경계를 허무는, 자금 전환이 쉬운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뱅크는 주주사가 대부분 온라인 사업자인만큼, 이자를 게임머니나 온라인포인트로 현금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다양한 효용성을 제공하고, 또 카카오톡을 활용한 간편 송금, 공동계좌 관리 등의 금융서비스가 나올 전망입니다.

    또 참여주주인 SGI서울보증보험을 통해 기존 은행에서 보기 힘든 소규모, 단기 전월세 보증금 담보대출 같은, 금융상품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두 인터넷은행 모두 "인터넷은행에겐 혁신이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성패의 열쇠가 바로 킬러 콘텐츠, 기존 은행과의 차별점이라는 것을 충분히 인식하고 준비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공인인증서 대신 얼굴 인증, 지문 인증 등 다양한 핀테크 활용 인증 방식이 적용되고, 계좌번호가 필요없는 간편 송금, 최근 이슈가 됐던 '씬파일러', 신용정보가 적은 주부, 학생들을 타겟으로 한 금융상품, 그리고 중소기업 대출 등도 활성화 될 전망입니다.

    그리고 또하나 (화면에서 보시는 것은 해외 인터넷은행의 앱 모습인데요) 디자인과 UX/UI 측면에서도 매우 심플하고, 편리함, 간편성을 높이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존 은행 모바일앱과는 차별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인터넷은행 발목 잡고 있는 은행법 개정도 살펴보죠. 이게 왜 문제가 되는 것인가요?

    <기자>

    인터넷은행의 성패는 바로 혁신성, 기존 은행권 서비스와 다른 킬러 콘텐츠라 말씀드렸는데요.

    현 은행법 아래에서는 인터넷은행의 주도권을 갖고 움직여야 할 IT기업, KT와 카카오의 지분 매입에 제한이 있습니다.

    이것을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서 50%까지 완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지난 19대 국회에 이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가 됐지만 제대로된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의원들은 50%보다 낮은 33.3%까지만 보유토록 하는 인터넷은행 특례법 발의도 검토 중인데, 정부와 인터넷은행은 일단 정공법에 더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인터넷은행 특별법으로 통과되면 인터넷은행을 1금융권 은행으로 볼 수 있느냐란 시선이 생기고, 저축은행처럼 은행과 인터넷은행간의 벽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정부는 규제도 은행법 아래서 기존 은행들과 같이 규율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인터넷은행들은 당장 출범 이후에 여수신 사업에 나서면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자본확충, 증자가 필수적인데, 은산분리 완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IT기업이 투자하는데 한계가 있고 중소주주들이 몇백억원씩 내기도 쉽지 않아 고심이 깊은 상황입니다.

    자칫 인터넷은행이 기형적 지배구조 아래 당초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또 다른 간편송금, 간편 금융앱을 만들어 낸 것에 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앵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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