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타자와 인연 없던 KIA, 브렛 필과 결별할 수 있을까

입력 2016-11-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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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렛 필(사진 = KIA 타이거즈)

과연 어떤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오는 25일은 보류선수 명단과 함께 외국인 선수 재계약 의사를 통보하는 날이기도 하다. 이미 재계약을 한 구단도 있고, 전원 재계약 방침을 세우 구단도 있다. 반대로 전원 교체가 예상되는 구단도 있다. 그런데 가장 골치 아픈 팀은 KIA다.

노에시와 재계약은 강하게 원할 것이다. 하지만 남은 2명은 여러 가지로 머리 아프게 만든다. 지크는 올 시즌 10승을 달성했지만 무려 13패 5.27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참으로 어중간한 성적이다. 결별하기도 그렇다고 함께 하기도 애매한 입장이다. 또한 3년 동안 함께했던 타자 브렛 필도 애매한 입장이다. 3년 연속 3할, 최근 2시즌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이만한 외국인 타자도 없다.

하지만 문제는 90만 달러라는 몸값과 함께 그의 포지션은 1루다. 특히 매년 장타율이 떨어지고 있고, 수비 역시 견고하지 않다.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에 이미 오래전부터 호불호가 갈리고 있다. 새로운 선수를 영입한다고 해서 필보다 뛰어난 성적을 낸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1루 포지션의 선수임을 감안했을 때, 홈런 20개 정도 칠 수 있는 10억이 넘는 외국인 타자라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도 맞다.

따라서 재계약 통보 시한을 앞두고 KIA는 더욱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역대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성공사례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세 손가락도 낭비가 되는 성공 사례

98시즌 숀 헤어로 홍역을 치른 해태는 99시즌 트라이아웃을 통해 스토니 브릭스와 트레이시 샌더스를 영입했다. 강력한 어깨를 자랑했던 브릭스는 타율 0.283 홈런23개 74타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기고 떠났다.

또 다른 외인 샌더스는 나름 타이거즈 역사에서 성공적인 타자라고 할 수 있는 인물이었다. 또한 매우 기이한 인물이기도 했다. 99시즌 타율 0.247에 머물렀던 그는 무려 133개의 삼진을 당했다. 그럼에도 40홈런을 치며 전형적인 공갈포의 모습이었다. 그러나 105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따라서 선구안이 꽝이 타자라고 보기 어려운 신기한 타자였다. 샌더스는 홈런-삼진-볼넷으로 타격을 3등분한 신기원(?) 이룬 인물이다.

00시즌 외국인 선수 선발의 암흑기를 겪는 상황에서 대체 선수였던 헤수스 타바레스가 3할과 31도루 기록했다.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했으나 기량미달로 퇴출됐다. 특히 퇴출 직전 “향후 한 달 간 성적향상이 되지 않을시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노예 계약서를 작성했고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퇴출됐다.

01시즌에는 타이거즈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타자가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루이스 산토스였다. ‘검은 호랑이’로 통했고, 그보다 ‘산토끼’라는 애칭으로 사랑을 받았던 타자였다. 산토스는 130경기를 뛰며 0.310의 타율 26홈런 107타점으로 맹활약을 했다. 그러나 이후 브렛 필이 입단하기 전까지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는 암흑기 그 자체였다.

너무도 가혹했던 외국인 타자 잔혹사

타이거즈 최초의 외국인 타자 숀 헤어. 그는 완전한 실패 사례였다. “3할을 원하는가? 30홈런을 원하는가?”라는 발언을 하지 않았음에도 언론의 장난으로 ‘허풍쟁이’가 됐으나 그의 성적표는 처참했다. 시즌 중에 합류했던 그는 98시즌 타율 0.206 홈런 0개 3타점을 기록하고 한국을 떠났다. 새천년인 00시즌에는 절정에 이르기도 했다. 현대 출신의 피어슨과 자매결연 구단 보스터의 추천을 받아 영입한 호세 말레브는 시즌 개막을 앞두고 퇴출됐다.

이어 동시에 대체 선수로 입단한 제이슨 배스와 아르키메데스 포조 역시 잠깐 스쳐지나가는 인연이었다. 배스의 대체로 입단한 케이시 미첼은 0.227타율 8홈런 38타점에 그치며 한국 생활을 마감했다. KIA로 간판을 바꿔단 이후에도 흑역사는 계속됐다. 02시즌 좌타 거포로 영입했던 워렌 뉴선은 35경기 만에 퇴출 됐다. 대체 선수 루디 펨버튼 역시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도 상황은 동일했다. 06시즌 마이크 서브넥을 영입했으나 시즌 시작과 함께 퇴출 후보가 되더니 일찌감치 한국을 떠났다. 그를 대신해 영입한 시볼은 이름 때문에 놀림만 받고 떠났을 뿐이다. 이듬해에는 현대 출신의 서튼, 2008년에는 내야수 발데스를 영입했으나 역시 실패로 끝났다. 2009년을 시작으로 KIA도 흐름에 따라 외국인 타자를 더 이상 선택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외국인 선수 엔트리가 확대되면서 타자를 선택하게 됐고, 그가 바로 브렛 필이다.

브렛 필을 다시 한 번 선택하며 안정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모험을 선택할 것인가? 전통적으로 외국인 타자와 인연이 없었던 KIA에게는 너무 큰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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