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을 차려 놓고 일반 감기약으로 마약을 만든 일당이 경찰에 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감기약에서 원료물질을 빼내 필로폰 약 350g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로 한모(30)씨 등 4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150g을 압수했다고 24일 밝혔다.
한씨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가족 소유 공장에 필로폰 제조를 위한 장비와 악취 제거를 위한 장비를 갖춰두고 올해 9∼10월 감기약에서 마약을 만들 수 있는 원료물질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해 필로폰 350g을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한씨는 공범들과 함께 인터넷·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중 200g을 판매해 1천100만원을 챙겼다.
필로폰 0.03g이 1회 투약분이므로, 200g이면 6천7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한씨는 구글·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감기약에서 필로폰을 만드는 방법을 습득하고, 장비 등은 친구에게 빌린 돈으로 구매했다.
한씨는 500정들이 감기약 100통(약 200만원 상당)을 샀다. 경찰은 사들인 감기약으로 필로폰 약 1.5㎏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관련 첩보를 입수한 경찰에 검거되면서 한씨의 범행은 불과 두 달 만에 끝났다.
한씨는 아버지가 사업에 잇따라 실패한 여파로 2억원 상당의 빚이 있는 신용불량자 신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경찰에서 "이력서를 여러 곳에 냈는데도 취업이 안 돼 돈을 빨리 벌 방법을 생각하다 마약 제조에 나섰다"며 "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일반 감기약으로 마약을 만드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슈도에페드린이 들어간 감기약을 전문의약품으로 바꿔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경찰은 한씨에게서 필로폰을 산 16명을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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