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가 미혼남녀의 성관계를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이슬람 보수단체의 청원에 대해 조만간 최종 판단을 내릴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보수 성향이 강한 헌법재판소가 청원 단체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 인권운동가들은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6일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헌법재판소는 이르면 이달 중 현행 형법의 간통죄 처벌조항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위헌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쟁점은 혼외정사를 한 기혼남녀를 9개월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현행법의 적용 범위를 확대해 미혼남녀 간의 성관계까지 처벌할 것인지에 모인다.
헌법재판소는 보수 성향 무슬림 단체 가족사랑연합(AILA)이 올해 8월 해당 법안이 "혼외성관계를 사실상 합법화해 인도네시아 헌법 가치에 반한다"며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요청하자 심리에 나섰다.
헌재는 특히 미성년자인 동성과의 성관계만 처벌하는 동성애 관련법을 고쳐 동성 간 성관계를 예외 없이 최장 15년형에 처하는 방안도 함께 심리 중이어서 최종 판단에 관심이 집중된다.
2억5천만 인구의 87%가 이슬람 인구인 인도네시아에선 이러한 움직임은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과잉처벌이라며 난색을 보이지만,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과반수는 미혼남녀의 성관계를 규제하는 데 찬성하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지 인권활동가들은 보수 성향 무슬림 단체의 의도대로 현행법이 개정될 경우 미혼모에 대한 형사처분 등 상당한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우려를 감추지 못했다.
산티 쿠수마닝룸 인도네시아대 아동보호센터 공동소장은 "인도네시아 오지에는 가난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지 못하고 전통 예식만 치른 수백만 명의 부부가 있다"면서 "현행법이 개정되면 이들은 범죄자 아닌 범죄자로 전락하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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