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장현성이 주연하고 YG엔터테인먼트가 투자해 관심을 모은 라이브 코미디 영화 `커튼콜`이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커튼콜`은 지난 8일 개봉했다. 문 닫을 위기에 처한 삼류 에로 극단이 마지막 작품으로 정통 연극 `햄릿`을 무대에 올리면서 겪는 좌충우돌 과정을 그렸다. 연극과 영화 장르가 결합한 독특한 구성에 유쾌한 웃음과 코 끝 찡한 감동이 녹아 있다.
소위 `작은 영화의 반란`이 현실화될 지 주목된다. 극장가는 현재 다수의 이목이 대작들에 쏠려있는 상태. 작은 영화인 `커튼콜`은 단순히 박스오피스 스코어로 예단하면 안 되는 작품이다.
`커튼콜`은 일단 배우들의 열연 만으로 호평이 아깝지 않은 영화다. 장현성, 박철민, 전무송, 유지수 등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연기파 배우들의 실제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배우와 극 중 캐릭터의 이질감이 없다. 이 때문에 더욱 깊히 전해지는 진정성은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야기의 힘도 상당하다. 지루할 틈은 없다. 영화 도입부, 에로 극단의 짠내 나는 일상과 그들이 나누는 걸쭉한 대화에 웃음 폭탄이 터진다. 중반부, `햄릿`의 무대가 펼쳐지면서부터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돌발상황들이 촘촘히 얽혀 관객의 몰입도를 높인다. 후반부 그들이 무대를 완성해 낼 때의 감동은 억지스럽지 않다.
작은 영화지만 큰 울림이 있다. 작은 배우들이지만 큰 연기가 있다. 편하게 웃고 울다 보면 뭉클한 무언가 남는 루저(LOSER)들의 이야기 속 우리네 현실이 이입되는 순간, 영화관을 나서는 관객은 잠시 잊고 살았던 희망과 위로를 얻는다.
`커튼콜`은 개봉 전,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 입소문이 뜨거웠다. 작품성과 흥행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은 영화`의 피치못할 한계 탓 묻히기 아까운 작품이다.
다행히 장현성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진심이 배우들과 영화 스태프들의 힘을 다소 북돋았다. 장현성을 비롯한 배우들은 노개런티로 출연했고, YG엔터테인먼트는 어려움에 처한 이 영화에 홍보비 1억 5000만원을 내놓았다.
장현성은 "내가 소속사의 투자를 이끌어냈다기보다, 작품에 가까이 있는 사람으로서 애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물론 애정이 있다고 해서 잘 만들어지지 않은 영화를 강제로 권할 순 없다. `커튼콜`은 재미·감동·의미가 있기에 투자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한편 영화 `커튼콜` 배우들은 최근 진행 중인 광화문 촛불 집회에 참석한 바 있다. 언론시사회에서도 100만 관객 돌파 공약으로 "광화문에서 촛불 100만 개를 나눠드리기로 했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과 영화 스태프들의 진심이 대중에 옮겨 붙어 활활 타오를 수 있을 지는 이제 관객의 몫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