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혐의(아동복지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어린이집 교사가 항소심에서 아동 학대 대신 폭행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제2형사부(김정도 부장판사)는 어린이집 교사 A(40대·여)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12일 오전 10시 35분께 어린이집 교실 의자에 앉아있던 6세 아동을 손으로 잡아당겨 의자와 함께 바닥에 넘어지게 하는 등 말을 듣지 않거나 과제 작성이 늦다는 이유 등으로 5차례 아동들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볼펜으로 머리를 때리거나 귀를 잡아당기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아동 신체에 물리력을 행사했더라도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 건강과 발달을 해치지 않았다면 해당 행위는 정서적 학대행위로 볼 수는 있지만, 신체적 학대로는 볼 수 없다"고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2심 재판부는 아동복지법 위반은 1심과 마찬가지로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검찰의 공소장 변경 내용을 바탕으로 폭행 혐의는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6세 정도에 불과한 피해 아동들을 돌보아야 할 지위에 있음에도 아동들이 장난을 친다는 등 이유만으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말로 훈계를 함으로써 충분히 교육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아동들 피해 정도가 그리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