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야모야병 앓는 여대생 위협' 전 개그맨 징역 6년

입력 2016-12-15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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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이 좁아져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모야모야병`을 앓는 여대생을 흉기로 위협해 의식을 잃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개그맨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1부(고충정 부장판사)는 15일 강도치상 혐의로 기소된 공채 개그맨 출신 피고인 여모(30)씨에게 "일부 범행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여씨는 그동안 "흉기로 위협하지 않았고 금품을 강탈할 의도가 없었다"면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과 피해자가 실신한 것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고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범행 당시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CC)TV를 증거로 제출했지만 화면이 흐릿해 혐의를 입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씨와 변호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증거와 정황을 볼 때 피고인이 피해자의 몸을 붙잡아 흉기를 겨눈 행위와 금품 강탈의 고의가 있었던 점 등 특수강도 혐의는 충분히 인정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도치상죄는 고의, 피해 정도, 범행수법, 범죄의도 등을 고려해 상해 예견 가능성이 있어야 하는데 피고인은 피해자가 모야모야병을 앓는지 몰랐고 실신할 것을 예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치상 부분은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이 공소 제기한 강도치상죄는 범죄증명이 없어 무죄를 선고해야 하지만 특수강도죄가 유죄로 인정돼 치상 부분의 무죄를 별도로 선고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야간에 흉기를 이용해 여대생의 금품을 빼앗으려다 미수에 그쳐 죄질이 나쁘다"며 "합의하지 못한 점, 피해자 가족이 엄벌을 요구하는 점,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해 양형했다"고 덧붙였다.

여씨는 지난 6월 5일 오후 11시 52분 경기도 의정부시내 한 골목에서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김모(20ㆍ여)양을 흉기로 위협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검찰은 지난 1일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김양은 당시 여씨가 갑자기 뒤에서 흉기로 위협하자 깜짝 놀라 이를 뿌리친 뒤 집으로 도망쳤고 이를 부모에게 말하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병원으로 옮겨진 김양은 뇌혈관이 좁아져 뇌경색이나 뇌출혈을 일으키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 진단을 받았다.

이후 김양은 뇌에 물이 차 세 번의 수술을 받았고 한 달만인 지난 7월 4일 다행히 의식을 되찾았지만, 아직 언어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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