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나쁜' 변호사··의뢰인 손해배상금 2억원 한달만에 '탕진'

입력 2016-12-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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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이긴 뒤 의뢰인에게 줘야 할 손해배상금을 개인 생활비로 멋대로 탕진한 변호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9단독 권혁준 판사는 횡령 혐의로 기소된 변호사 A(54)씨에게 징역 1년과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연합뉴스 DB>

A 변호사는 2013년 4월 29일 의뢰인의 아버지가 사업장에서 산재 사고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진 사건을 맡아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014년 10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은 그는 회사로부터 받은 손해배상금 2억 3,830여만원을 의뢰인의 계좌로 입금받았다.

A 변호사는 이 과정에서 소송 당시 군인 신분이었던 의뢰인에게 "통화가 되지 않는 군사시설에 있으면 연락을 할 수 없으니 직접 손해배상금을 받아주겠다"며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를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A 변호사의 성공 보수는 3,574만여원이었지만 그는 나머지 2억 256만여원까지 주식 투자와 생활비 등 사적인 용도로 쓰다가 횡령 혐의로 기소됐던 것.

A 변호사는 재판에서 의뢰인의 아버지가 사망할 때까지의 치료비, 간병비, 월 100만원의 생활비를 주되 손해배상금의 소유권을 갖기로 2014년 10월 의뢰인과 합의했다며 횡령죄는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합의를 서면으로 남기지 않은 이유를 납득하기 어렵고 A씨가 의뢰인에게 병원비를 준 시점도 2014년 12월 이후"라며 "A씨는 배상금을 받은 날부터 이 돈을 생활비로 쓰기 시작해서 한 달도 되기 전 거의 다 썼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전에도 의뢰인의 조정대금 1억5천만원을 횡령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도 또 거액을 횡령, 변호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면서 "A씨가 의뢰인부친의 병원비로 6천여만원을 지급했고 합의가 이뤄진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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