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풍향계] 콘텐츠와 커머스 두마리 토끼 잡은 <집꾸미기>의 성공비결

지수희 기자

입력 2017-02-03 16:56   수정 2017-02-0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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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꾸미기>는 이름 그대로 인테리어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매거진이다.

3일 기준 집꾸미기의 페이스 북 팬 수는 80만 명으로 인테리어 관련 페이지 가운데 1위다.

TV광고나 잡지에서 볼 수 있는 럭셔리한 인테리어 정보가 아니라 1인, 2인 가구가 저렴한 비용으로 한껏 분위기를 낼 수 있는 집꾸미기 노하우를 주로 소개한다.

집세를 내기도 벅찬 현실을 위로하는 듯한 정보들은 자연스레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했고, 미디어 기능은 커머스로 확대됐다.

지난해 말 디지털마케팅 전문가들은 "2017년은 SNS 콘텐츠가 어떻게 커머스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해"라고 말했지만 집꾸미기는 이미 2015년부터 온라인상에서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월 거래액 10억 원을 기록하는 안정적인 커머스 회사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집꾸미기>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노대영 오스퀘어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사진 = 노대영 오스퀘어 대표(우))

◇ 인테리어 고수들이 공개하지 않는 제품정보를 파헤치다

노대영 대표는 2014년 창업을 준비하던 시기 애견, 패션, 유머 등 12가지 주제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지만 인테리어 쪽이 가장 전망이 좋다고 판단해 이 분야에 집중했다.

인테리어를 주제로 한 네이버 카페에는 300만 명의 회원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인테리어가 누구에게나 관심이 있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노 대표는 정보가 너무 흩어져 있어 이를 한 곳에 모으면 승산이 있겠다고 판단했다.

"네이버 카페를 살펴보니 우리집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것은 좋아하지만 어떤 제품을 어디에서 사서 꾸몄는지는 나만 알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있더라고요. 예쁜집 사진이 올라오면 상세 정보를 질문하느라 엄청난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면서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을 집꾸미기가 해주면 되겠다고 생각했죠."

노 대표는 인테리어 고수들이 자랑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는 잘 정리해 콘텐츠로 만들고 여기에 구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제품 정보를 샅샅이 찾아 추가했다.

입소문이 나자 메신저로 사진을 보내며 이 제품이 어디 제품인지 어디서 살 수 있는지 알려달라는 팬들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현실적인 인테리어 정보를 전한다는 것이 구독자에게 먹혔다.

기존의 인테리어 콘텐츠가 광고하고 싶은 제품을 곳곳에 배치해 연출 사진을 찍었다면 <집꾸미기>는 실제 인테리어가 잘된 집을 발굴해 집을 꾸민 사람들의 사연과 함께 그들이 꾸며놓은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다.

인테리어 정보를 더 보고 싶은 사람은 링크를 타고 <집꾸미기> 매거진 사이트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 곳에선 인테리어 소품 정보와 가장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사이트 정보까지 알 수 있다.


(▲사진= 집꾸미기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사진=제품 정보와 가격정보가 더해진 콘텐츠 / 노란색 태그를 클릭하면 정보 화면으로 넘어간다)

집을 사기는 어려워도 잘 꾸며놓고 살고 싶은 사람들의 마음을 자극한데다 사람들이 원하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자 구독자는 계속 늘었다.

노 대표는 SNS 콘텐츠의 특성상 1회성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구독자가 30만 명쯤 모였을 때는 앱을 제작해 채널을 다양화 했다.

콘텐츠를 저장하고 검색이 용이하도록 하기 위해 만든 <집꾸미기> 앱은 지난 2015년 구글의 올해의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 깐깐한 제품선정·꼼꼼한 사용후기.."네이티브 애드 성공사례"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들은 올해 본격적인 네이티브애드 시장이 열릴 것으로 내다봤지만 <집꾸미기>는 이미 1년 전부터 이 방식을 고수해오고 있다.

2015년 말부터 커머스 사업을 시작한 <집꾸미기>는 상품 정보를 파워 블로거의 자세한 후기나 인테리어 매거진의 기사처럼 네이티브애드 방식으로 제작한 것이다.

기존의 커머스들이 판매하려는 제품 정보를 위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면 <집꾸미기>는 제품 정보 외에도 전체적인 집의 분위기와 어울리는지, 집 안에서도 어떤 공간에 어울리는지, 다른 공간에 둘 땐 어떤지, 이미 사용하고 있는 집에서는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다방면의 정보를 전달한다.


(▲사진= 집꾸미기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예를 들어 겨울철 차가운 베란다에 까는 타일 카페트 제품의 경우 우선 이 제품이 어떤 사람들에게 필요한지 설명해주고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대해 소개한다.

또 이미 구입한 사람들의 후기와 만족도를 전달하고 <집꾸미기> 직원이 직접 사용해 본 후기를 들려준다.

설치 후기를 전달할 때도 카페트를 깔기 전 베란다의 모습과 카페트를 깔기 위해 청소하는 모습, 제품 설치 전 베란다의 사이즈를 재고 재단하는 모습, 설치 후 청소기를 돌려 타일 카페트가 딸려 올라오진 않는지 실험하는 모습, 설치가 완성 된 후 베란다의 달라진 모습을 비롯해 다른 집에 설치된 다양한 사례까지 실제로 그 제품을 구입하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30여장의 사진과 텍스트로 설명한다.

노대영 대표는 "인테리어 제품은 뷰티나 패션 제품 보다 한 번 구입하면 사용기간도 길고, 제품에 따라서 잘못 설치할 경우 일이 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대한 자세하게 많은 것을 전달하려고 한다"며 "우리가 먼저 직접 사용해보고 소비자로서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 설명했다.

실제로 소비자 보호원이 조사한 ‘가구와 소품 커머스 시장 문제점’에 따르면 품질 불만 49%, 배송 불만 16%, 광고와 실물 차이 12% 순으로 나타났다.

노 대표는 콘텐츠로 제작할 때부터 이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판매 제품을 선별할 때도 제품의 리뷰를 모두 읽어보고 90% 이상 만족한 상품이면서 가격은 가장 싸야 하며, 하루 이틀 내 배송이 가능하고, 200건 이상 대량주문도 소화할 수 있는 기업의 제품인지를 따져본다.

그 후 직원들이 직접 사용해보고 리뷰가 사실인지 검증을 통과해야만 <집꾸미기> 사이트에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또 제품 교환이나 반품이 2%이상 나올 경우 거래를 종료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있다.

이 때문에 <집꾸미기>에 입점을 원하는 업체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지만 <집꾸미기>는 현재 검증된 제품 170개만 선별해 판매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거래액은 10억원에 이른다.

입점 업체는 한샘과 리바트 같은 국내 대형업체 뿐 아니라 다이슨이나 드롱기, WMF같은 해외 유수의 업체를 비롯해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로 디자인 상품을 팔고 있는 강소기업들까지 다양하다.

다만 이들이 판매하는 제품들 중에서도 <집꾸미기>의 조건을 통과한 제품만 소개된다.

노 대표는 "집꾸미기는 제품 설명 콘텐츠도 광고가 아닌 정보 전달 콘텐츠로 본다"며 "이미 검증된 제품을 선별한 만큼 그 제품이 꼭 필요한 사람에게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게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집꾸미기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최근 <집꾸미기>는 SNS상에서 비슷한 콘셉트로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는 회사들과 합병했다.

<집꾸미기> 보다 약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콘셉트로 인스타그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꿀하우스>를 비롯해 원룸 거주자를 타깃으로 30만 명의 팬을 보유한 <원룸만들기>가 지난달 오스퀘어의 식구가 됐다.

노대영 대표는 "지금까지 인테리어가 대중화되지 못했던 것은 인테리어 미디어들이 현실과 동떨어진 로망을 위주로 전달했기 때문"라며 "앞으로도 실현 가능한 집꾸미기 노하우를 세분화된 타깃과 전략으로 전달할 뿐 아니라 세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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