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발간한 기업분석 보고서가 '매수' 의견 일색인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기업분석 보고서에 담긴 실적 전망치가 부정확한 것은 물론, 목표주가 부풀리기 관행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리서치센터 보고서 작성의 고질적인 관행 개선을 위해 감독당국까지 나섰지만 업황 위축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1조원대 신약개발 계약 파기에 1년 만에 주가가 반토막난 한미약품.
그런데 계약파기 공시 직전까지 증권사가 제시한 한미약품 목표주가는 최고 110만원으로 당시 주가의 두 배에 달했습니다.
해당 공시가 알려져 한미약품 주가가 하향세를 그리던 중에도 증권사들은 신약개발 기대감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높여 제시했습니다.
증권사가 발간하는 보고서가 부정확한 이유는 업황 부진에 애널리스트 숫자가 줄어든데다, 해당 기업이나 기관투자자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입니다.
<녹취> 증권업계 관계자
"구조조정을 막아줘야지. 이렇게 비용 줄이고, 사람 줄이는 상황에서. (어떻게) 좋은 리포트를.."
증권사 보고서는 2012년 3만여 건에서 지난해 2만 1천여건으로 감소했는데, 매수 의견을 제시한 비중은 같은 기간 83%로 변화가 없습니다.
분석 대상이 된 상장기업의 절반은 실제 주가와 목표주가 30% 이상 차이를 보였고, 실제 가격과 비슷한 종목은 5%에 불과했습니다.
이 같은 관행은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는 물론 중소형 주식에 대한 명확한 투자 판단을 어렵게 만듭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 주가는 공매도로 인해 지난해 이후 10만원대 초반에 묶여있지만 증권사 보고서는 40% 이상의 가격을 제시해 혼선을 주고 있습니다.
방위산업 수주 부진으로 주가가 하락한 한국항공우주, 한화테크윈, 실적에 부침을 겪은 아모레퍼시픽 등도 현실과 동떨어진 낙관적 전망이 대부분입니다.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목표주가를 크게 낮춰 제시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의견을 '매도'나 '중립'으로 바꾸는 것도 어렵습니다.
상장기업, 증권업계, 감독당국까지 참여해 협의체를 구성해 대안을 마련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회의적입니다.
증권업계에서는 부정적 보고서에 대한 기업의 인식 전환과 함께 기업리포트의 유통구조까지 체질적인 변화가 수반돼야 양질의 정보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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