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바이오] 3,000억원 '복제약' 시장 열린다…물밑 경쟁 치열

입력 2017-02-17 15:26  

    <앵커>

    오늘은 제네릭 의약품에 대해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의약품에서 특허라 함은 일정 기간 동안 경쟁 업체들이 제네릭, 즉 복제약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해주 제도입니다.

    블록버스터 제품 하나를 만드는데 10년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데, 제약사들의 노력을 보전하기 위해 당연한 조치입니다.

    그래서 제약사들은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기 이전부터 제네릭 제품을 준비하다 만료되면 출시를 합니다.

    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오리지널 의약품이 92개, 약 3,000억원 정도의 복제약 시장이 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중에서 우리가 주목해야할 의약품은 압축해서 3개로 보시면 됩니다.

    골다공증치료제 '에비스타' / 과민성방광염 치료제 '베시케어정' / 만성B형 간염치료제인 '비리어드정'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가장 매출이 많은 제품이 길리어드의 비리어드죠. 지난해 기준으로 약 1,400억원이 팔렸습니다.

    보통 한국 제약 시장에서 100억원을 판매하면 블록버스터 제품이라고 합니다. 이걸 고려할 때 굉장이 큰 액수죠.

    2012년부터 유한양행이 도입해서 판매했고, 지난해 전문의약품 분야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앵커>

    제약업계에서 단일 품목으로 1,400억원이면 매출이 굉장히 큽니다.

    제네릭을 출시하기 위한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할거 같은데요?

    <기자>

    네 맞습니다. 벌써부터 물밑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미약품, 대웅제약, 종근당, 동아에스티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상위 제약사들이 모두 달려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제약사가 신약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 10년 안팎의 시간이 걸리고, 게다가 중간에 실패할 확률도 굉장히 크죠.

    전자제품이라면 중간 단계에서 얻어진 제품이나 기술로 다른 곳에 적용이라도 하겠지만 제약 분야는 그것이 안되거든요. 실패하면 투입된 수천억에서 수조원의 금액이 모두 허공으로 사라지는 겁니다.

    더구나 오리지널 의약품의 특허가 만료되면 복제약이 쏟아져 매출이 급감한다는 것도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죠.

    그래서 제약사는 이 오리지널 제품을 혼자서 최대한 오래...1년 이라도 더 판매하기 위해, 여러 특허를 걸어둡니다.

    보통 우리가 특허가 만료됐다고 하는 것은 물질특허입니다.

    가장 중요한 특허인데요, 비리어드의 물질특허는 11월입니다.

    하지만 이외에 약물의 배합이나 화학 합성 방법에 대한 조성물 특허 등도 걸어두죠.

    비리어드의 조성물 특허는 내년 11월까지입니다.

    그래서 복제약을 만드는 제약사들은 또 한번 머리를 쓰죠.

    완전히 똑같은 복제약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약효는 같지만 약물의 조제 방법을 달리해서 조성물 특허를 피해가는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겁니다.

    얼마나 치열한지 느낌이 오시나요?

    특허를 지키기 위한 자와 어떻게든 특허를 피해보려는 자들의 머리 싸움이 굉장이 치열합니다.

    <앵커>

    이렇게 제품들이 쏟아져 나오면 오리지널 신약의 매출이나 판매 순위가 많이 추락하겠군요. 과거에 어떤 사례들이 있었죠.

    <기자>

    복제약을 말씀을 드릴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발기부전 치료제입니다.

    비아그라는 지난 2012년 5월에 특허가 만료된 이후 30여개의 회사에서 복제약 허가를 받았고, 1년 뒤 시알리스가 만료됐을 때는 157개 제약사에서 제품을 출시했습니다.

    생산 능력이 있는 거의 모든 제약사에서 제품을 출시했다고 보면 될 것같습니다.

    이렇게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다 보니,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이 당연히 하락할 수밖에 없겠죠.

    2011년 상반기 기준으로 화이자의 비아그라 매출액은 193억원인데, 지난해 상반기에는 52억원으로 1/4 수준으로 확 쪼그라들었습니다.

    이 시장을 한미약품과 SK케미칼, 종근당 등이 출시한 복제약이 차지한 것이죠.

    눈에 띄는 것은 제네릭 시장에서 한미약품의 선전입니다.

    아무리 제네릭이 오리지널 약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출시된다고 해도, 수십년 동안 시장을 선점해온 오리지널 의약품의 아성을 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일인데, 한미약품의 발기부전치료제가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89억원 규모로 판매되며 오리지널 의약품을 넘어섰습니다.

    <앵커>

    저렇게 제네릭 제품에게 밀리면, 오리지널 의약품을 생산한 제약사들은 엄청 억울할 것 같습니다.

    그러면 반대로 제네릭의 공세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는 제약사들도 있나요?

    <기자>

    화이자의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가 그렇습니다.

    지난해 이 제품은 1,5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며 6년 만에 판매 선두 자리를 탈환했습니다.

    업계에서 이런 일이 굉장히 이례적입니다.

    발매된지 27년이 지난 오래된 약물 인데다 지난 2009년 특허만료 이후 100여개가 넘는 제네릭의 집단 공세에도 불구하고 올해들어 꾸준히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린 겁니다.

    시장은 한정돼 있는데, 비슷한 제품이 증가하면 매출이 급감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고, 다국적 제약사들도 이정도 되면 마케팅에 손을 놓는 경우가 많은데 화이자는 좀 달랐습니다.

    특허 만료 이후에도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연구를 2건 발표하고, 마케팅도 활발히 벌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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