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에 이르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 비리를 눈감아준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징계절차가 이번주부터 본격화됩니다. 1년에 걸친 특별감리를 벌인 뒤 징계 수위를 정하는 절차에 돌입한건데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영업정지라는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 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박승원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5조원대 규모의 분식회계 비리를 눈감아준 안진회계법인에 대한 징계가 임박했습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23일 예정된 금융감독원 감리위원회에서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관련해 안진에 대한 제재안이 논의될 예정입니다.
통상 기업들이 회계법인과 감사인 계약을 4월에 맺는 만큼, 시장의 혼란을 줄이는 차원에서 징계안을 다음달엔 확정한다는 게 금감원의 입장입니다.
<전화인터뷰> 금감원 고위관계자
"(금감원)원장이 말한 것처럼 2월부터 징계절차 논의해서 3월에 끝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안진에 대한 징계 정도는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에 얼마나 개입했느냐의 여부에 달려있지만, 현재 분위기는 3개월 이상 신규 감사계약 등 일부 영업정지라는 중징계가 유력합니다.
회계분식 규모가 5조7천억원으로 단일기업 가운데 최대 규모인데다, 안진이 6년간 부실감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안진에 대한 영업정지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회계업계는 반발하고 있습니다.
안진의 구성원은 차치하더라도 안진에 대한 영업정지가 업계 전체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섭니다.
현재 안진은 1,100개에 가까운 기업들을 감사하고 있는데, 만약 4월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게 되면 이들 기업 중 일부는 외부감사인을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나머지 회계법인의 현재 인력과 자원으론 이들 기업의 외부감사를 담당하기 무리가 있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검찰이 대우조선해양을 감사한 회계사들과 이를 방조한 안진을 재판에 넘긴 만큼, 징계를 하더라도 5월에 예정된 법원 판결을 지켜본 뒤 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전화인터뷰> A회계법인 고위관계자
"기소된 사람이 4명이다. 구속 1명, 불구속 3명해서. 그 친구들 때문에 안진의 전직원이 직장을 옮기고 그만둬야하냐 이것은 가혹하지 않냐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만약 4월에 영업정지가 들어가면 그 혼란을 업계가 감당할 수 없다. 인력도 없다. 그 혼돈 상황에서 업계가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고 어려워지는 것이다."
우리나라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준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
금융당국이 이번에 회계법인의 부실 감사에 대해 경종을 울릴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한국경제TV 박승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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