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파국으로 끝난 드라마 '자살보험금'

김민수 기자

입력 2017-02-27 12:58   수정 2017-02-27 21:02


드라마 `자살보험금`이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리려 한다. 예상된 파국이지만 챙겨봐야 할 포인트 챙겨본다.

▲ SCENE #01 "배임이 뭐에요?"
교보생명의 배신은 극적이었다. 이 소식은 제재심의위원회가 열리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전해졌다. 주주 배임이라며 자살보험금을 모두 줄 수 없다던 교보생명은 감독당국이 오너인 신창채 회장의 목줄을 조이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신 회장은 금감원을 직접 찾아 적극적으로 해명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감독당국의 강경한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부랴부랴 교보생명의 이사회가 열렸고, 결국 입장을 바꿨다. 덕분에 신창재 회장은 깔끔하게 자리를 지키게 됐다. 하지만 `정도경영`을 외쳤던 경영자 신창재는 이제 없다.
관전평 역시 냉소적이다. 한 금융소비자 단체는 "고객이 달라고 할 땐 `법대로`, `배임`을 외치더니, `대승적`이라는 표현으로 포장했지만 결국 회사 돈으로 자리를 지킨거다."라고 평가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고객들과 약속한 보험금을 준 것은 잘한 일이다. 배신을 당한 한 보험사 임원은 "오너 살리는 거니 이해는 가지만 어이는 없다. 상장사가 아니라 가능할 거다"라고 말했다.

▲ SCENE #02 "우연인가요?"
교보생명이 투항하던 그 시간, 삼성생명에서는 김창수 사장의 연임이 결정됐다. `문책경고`라는 중징계가 내려지기 불과 10시간 전이다. 삼성생명은 이미 예정된 이사회였다며 우연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개가 마치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
사실 CEO에 대한 중징계는 이미 예고된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공갈포`가 워낙 많아서 실제로 그 정도 징계가 내려질 걸로 보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제부터가 또 드라마다. 삼성생명의 주총은 3월 24일이다. 24일전까지 금융위가 최종 결정을 내리면 김창수 사장의 연임은 물 건너간다. 하지만 24일을 넘기면 김 사장은 시작된 두 번째 임기를 채울 수 있다. 일단 다음 달 예정된 금융위 전체회의는 8일과 22일이다. 징계안이 보고회와 금감원장 전결을 거쳐 금융위가 올라가기 때문에 여건상 8일은 어렵다. 유력한 22일 징계가 확정되면, 김 사장의 연임은 주총을 불과 이틀 앞두고 무산된다. 물론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내 효력을 늦추는 파격적인 방법도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 모든 것은 시나리오일뿐, 이제 엔딩은 삼성생명의 몫이다.

▲ SCENE #03 "금감원 요즘 왜 이래요?"
요즘 금감원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이 곱지 않다. 자살보험금 논란도 안진회계법인 징계도 모두 `법원 위 금감원`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맡은 바 일을 하는 것이니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반대 입장을 생각하면 곤란한 일은 분명하다. 두둔할 생각은 없다. 보험사도 회계법인도 큰 벌을 받을 만한 잘못을 했다.
지금은 예상하지 못했던 `정권교체기`다. 금감원은 정부가 바뀔 때마다 역할과 위상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이어진 곳이다. 이미 한 야당 의원이 금융위를 해체해 기재부와 금감원으로 업무를 넘기자는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때문에 최근 강경 일변도로 나가는 금감원을 `존재감`이라는 단어로 해석하는 시각도 많다. 유력 대선주자들에게 조직의 존재감과 역할을 분명하게 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해석이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이지만, 강한 `양념`도 치고 있다는 얘기다.
어느 때보다 반기업 정서가 강하고 유력 대선주자들은 일제히 재벌개혁을 외치는 상황이다. 여기에 재벌들이 가진 생명보험사를 보는 국민들의 시선. 그리고 금융감독원의 조직 논리. 드라마의 배경을 설명하는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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