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루저된 한국⑦] 소프트웨어 '푸대접' 악순환 고리 끊어라

입력 2017-04-14 17:31   수정 2017-04-14 17:06

    <앵커>

    전통적 제조기업 이었던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지난 2015년 소프트웨어를 파는 기업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4차 산업 혁명의 핵심임을 인지하고 민첩하게 대응한 겁니다 .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떨까요?

    여전히 소프트웨어 기술개발과 인력 투자에 인색한 것은 물론 교육 환경도 낙후돼 있습니다.

    반기웅 기자가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요즘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장래희망은 바로 공무원입니다.

    청소년 4명 중 1명은 공무원이 되길 원하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지요.

    반면에 벤처기업을 선호하는 청소년은 3.7%에 불과했습니다.

    이미 직장을 갖고 있는 성인들은 어떨까요.

    직장인의 39.4%가 공무원 시험 응시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밝혔고, 대학생을 포함한 성인 남녀의 경우 44.1%가 공무원 시험을 치를 뜻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공무원을 꿈꾸는 사회

    이런 사회 풍토 속에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인재가 쏟아져 나오길 바라는 건 너무 큰 욕심일 수 있겠지요.

    어쩌다가 이렇게 된걸까요. 지금부터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IT 개발자와 엔지니어를 찾는 기업들의 채용공고입니다.

    IT에 특화된 인재를 찾고 있지만, 좀처럼 숙련된 엔지니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IT 강국으로 불렸던 대한민국에서 소프트웨어 인재를 찾아 보기 힘들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답은 낙후된 인재 육성 환경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06년, 일선 학교의 79%가 해왔던 컴퓨터 교육은 이명박 정부를 거치면서 23%까지 비중이 떨어졌습니다.

    전국 중학교 정보 컴퓨터 정교사 자격증이 있는 교사 가운데 관련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는 절반에도 못미칩니다.

    장비도 노후화 됐습니다.

    1인당 학생용 PC수는 평균 0.24대. 그나마 구입시기가 6년이 넘은 구형이 21%가 넘습니다.

    내년부터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소프트 웨어 교육을 의무화 한다지만, 교육 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이렇다보니 소프트웨어 교육의 핵심인 코딩 과목을 중심으로 과외와 학원 등 사교육 시장이 일찌감치 들썩이고 있습니다.

    소프트 웨어 의무교육이 시작되기도 전에 사교육 시장이 교육의 취지를 흐리는 겁니다.

    대학도 상황은 마찬가지.

    전국 18개 대학에 있었던 컴퓨터교육학과는 올해 기준 8개 대학으로 줄었습니다.

    학생도 300명에 불과합니다.

    중국이 2000년대 초반부터 40여개의 대학에 소프트웨어 스쿨을 설립해, 일 년에 500명씩, 2만명 소프트웨어 인재를 배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큽니다.

    15년에 걸쳐 중국이 배출한 소프트 웨어 인재는 30만여 만 명.

    중국이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을 만들어 세계 IT 시장을 이끌어 가는 이유입니다.

    <인터뷰> 김진형 지능정보기술연구원장

    소프트웨어나 컴퓨터 들어가는 연구소 들어본 적 있어요? 없었어요. 하나도 없어요. 단지 그 이유야.

    기껏 소프트웨어 전공을 살려도 전망은 밝지 않습니다.

    기술에 대한 값어치를 제대로 쳐주지 않는 환경 속에서 기업을 운영하기도 인력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술개발에 들인 시간과 비용은 고려하지 않고 인력을 품값으로 계산하다보니 소프트웨어는 기피 업종의 대명사가 됐습니다.

    <인터뷰> 서형준 토이스미스 대표

    "기술에 대해서는 코스트를 안쳐주고 투입 인력으로만 계산해버리고, 원청에서 하청 또 하청으로 내려가면 인건비가 어마어마하게 싸집니다. 기술에 대해서는 어떤 비용도 쳐주지 않고 인건비만 주면 끝나겠지라는..."

    당장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가에서 매긴 노임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헐값의 대기업 하청을 받아 회사를 꾸리다보니 저임금 고노동의 악순환에 갇힐 수 밖에 없습니다.

    뒤늦은 인재 양성으로 인한 부실한 소프트 파워와 열악한 사업 환경.

    4차산업혁명의 길목을 가로막는 또 다른 걸림돌입니다.

    한국경제TV 반기웅입니다.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