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벡스코 부지 개발 또 허송세월

입력 2017-04-21 17:12  

<앵커>

부산시가 벡스코 인근 부지 개발을 추진한 지 벌써 4년이 지났는데요.

전체 부지 면적의 51% 이상을 관광호텔로 개발해야 한다는 조건 때문에 사업이 제 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방서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시는 최근 약 9,900㎡ 규모의 벡스코 부대시설 부지를 개발하기 위해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를 냈습니다.

관광호텔과 판매시설 등이 포함된 전시컨벤션 부대시설로 개발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게 이번 사업의 취지입니다.

부산시는 지난 2013년 7월 이곳을 복합관광숙박시설로 개발하기 위해 일본계 세가사미 그룹을 민간사업자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부산시가 전체 부지 면적의 51% 이상을 관광호텔로 개발해야 한다는 조건을 고수하자, 세가사미 그룹은 지난해 12월26일 사업 포기를 선언했습니다.

해운대 인근 신축 호텔 건립이 급증하면서 사업성이 떨어졌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말 부산지역 관광호텔업 등록업체 수는 63개였지만, 1년 만에 74개로 늘어났고, 객실 수도 8,144개에서 9,398개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도 부산시는 이번 민간사업자 공모에서도 전체 면적의 51% 이상을 관광호텔로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부산시 관계자
"지금 현재로서는 그대로 해보고 안 되면 다른 방법도 생각해봐야 하겠죠. 나머지 49%에 대한 부분은 용도 내에서 최대한 풀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그것으로 수익성을 창출할 수도 있는 부분이고요."

전문가들은 4년 전에 비해 해당 부지의 감정가가 300억 원 이상 올라 사업성이 더 나빠졌는데 부산시가 기존 조건을 계속 고집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4년 전 세가사미 그룹이 매각가격 1,136억 원을 써내 사업자로 선정됐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은 1,500억 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4년 넘게 끌어온 벡스코 부지 개발 사업이 ‘안 되면 말고’라는 부산시의 안이한 태도로 인해 허송세월만 하는 게 아닌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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