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코스피 랠리의 가장 큰 원동력, 사상 최대의 기업이익이 바탕이 됐기 때문일 텐데요.
임 기자, 실제 기업이익 어느 정도고 앞으로 전망 어떻게 예상되고 있나요?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코스피 상장 기업들의 전체 영업이익이 121조 3천억 원입니다.
120조 원을 넘긴 건 처음인데요.
사상 최대의 이익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착시 효과다', '마른 수건 짜내기다'라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매출이 제자리였기 때문인데요. 이른바 불황형 흑자라는 얘기지요.
올해는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1분기 기준으로, 기업이익 여전히 순항 중이고요.
(전년도 동기대비 영업이익 25.3% 증가, 당기순이익 35.8% 증가)
삼성과 현대차, SK와 LG 등 4대 그룹 상장사 54곳의 영업이익만 해도 25조 원에 이릅니다.
역시 사상 최대치고요.
주목할 점은 제자리 걸음을 했던 매출도 올해는 성장 엔진이 켜졌다는 점입니다.
금융업을 제외하고 12월 결산법인 536곳의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습니다.
1년 전 매출액이 전년도 동기 대비 0.24% 증가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인데요.
내실은 물론 외형 성장까지 더해지면서 올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영업이익은 190조 원, 순이익은 130조 원을 넘을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이익도 그렇지만 외형 성장까지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세계 경기회복 조짐들이 나타나면서 대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라고 하겠는데요.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액이 51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4.2%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는 516억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11년 12월 이후 최대 규모입니다.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이어간 것도 지난 2011년 9월 이후 5년 7개월 만입니다.
구체적으로 13대 주요 수출 품목들 가운데 9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는데요.
선박이 사상 최대인 71억3천만 달러, 반도체가 역대 2위 수준인 71억4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정유·화학도 양호했고요.
중국 제조업을 비롯해 신흥국 경제가 대부분 좋아지면서 우리 수출 역시 청신호가 켜진 셈입니다.
각 나라 정부들의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는 얘기도 있지만요.
원래 1분기가 전통적으로 비수기로 여겨지지 않습니까?
그런 1분기에 수출이 호전되면서 기업이익이 증가했다 이 부분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매출이 늘었다는 것에 더 큰 의의를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하지만 업종 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것 같은데요. 업종별 기상도는 어떻게 되는가요?
<기자>
아쉬운 점이 바로 그 부분인데요.
수출이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소위 'IT 쏠림' 현상이 심합니다.
'반도체 호황' 덕분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1분기 '깜짝 실적'을 냈지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드론 등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로 773억 달러였던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올해 853억 달러, 10% 가량 더 커질 전망입니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8'까지 가세하면서 2분기 영업이익이 13조 원에 이를 거란 전망까지 나온 상황입니다.
IT를 제외하고는 정유·화학이 국제유가 반등에 따른 제품가 인상 효과를 볼 듯 한데요.
반면 조선과 자동차는 가장 우울한 업종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수주 가뭄'으로 구조조정이 한창인 조선업의 사정은 이미 잘 아실 거고요.
내수 감소에, 중국 자동차들의 부상, 트럼프 정부의 자국 투자 압박까지 겹치면서 자동차도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1분기 현대차, 기아차가 비교적 선방했다고는 하지만 남은 올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철강과 섬유·의류 역시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편입니다.
철강업계의 공급과잉은 이미 오래된 얘기고 무엇보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에 50% 이상의 반덤핑 상계관세를 부과했지 않습니까?
이러한 수입규제는 인도와 대만 등 다른 나라들로도 번지면서 당분간 불황이 계속될 것 같습니다.
<앵커>
새 정부 들어서 눈여겨 봐야할 업종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LPG(액화석유가스)와 LNG(액화천연가스) 관련 회사들을 들겠는데요.
얼마 전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응급책을 내놨었지요.
30년 이상 된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일시 중단하고 경유차 퇴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대선후보 시절 문 대통령은 LPG 차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놓기도 했는데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시대를 선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해서 LPG업체인 E1이나 SK와 GS의 발전 자회사들 , SK E&S나 GS E&R, GS EPS 등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적극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이 역시 주목해서 봐야 할 업종들이 많은데요.
기존의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회사들은 물론 인공지능 개발에 속력을 내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
그 밖에 정보통신기술 즉 ICT 관련 기업들도 함께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지배구조 개선, 주주친화책 등 사업 외적인 부분도 기업 주가를 끌어올리는 것 같은데요. 어떤가요?
<기자>
새 정부가 내건 '재벌 개혁'의 요점은 대기업들의 투명 경영 그리고 불합리한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하겠는데요.
특히 재벌 개혁을 외쳤던 두 인물, 장하성 고려대 교수와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각각 청와대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된 게 증시에 호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소액주주의 발언권을 높인다든지 또 배당을 높인다든지 하는 주주 친화책들이 나올 거란 기대감이 한층 커졌다고 하겠는데요.
이미 삼성과 현대차, 롯데 등 주요 대기업들은 배당율을 높이거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 소각 등의 주주 친화책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스갯소리로 '김·장 효과'가 기업에 그리고 증시에 반영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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