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20살 여성이 10대 시절 남자친구에게 자살을 부추겼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첫 공판에서 이 여성이 `통탄에 잠긴 비련의 주인공`으로 주목받고 싶어서 남자친구를 자살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 NBC 등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사는 미셸 카터(20·여)는 3년 전 당시 남자친구 콘래드 로이(당시 18)에게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재촉한 혐의로 기소돼 이날 법정에 섰다.
로이는 2014년 7월 한 상가 주차장에 세워진 자신의 트럭 안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됐다.
검찰에 따르면 카터는 로이에게 "차를 세우고 앉아있어. 20분 정도 걸릴 거야. 큰일은 아니야."라고 문자를 보냈다.
이들은 "때가 왔어 자기야", "준비됐어"라거나, "응. 할 거야. 더는 생각할 필요 없어", "응 그냥 하면 돼" 등의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공포를 느낀 로이가 차에서 빠져나와 카터에게 전화했을 때에도 카터는 로이에게 돌아가라고 한 뒤 20분간 그의 마지막 숨소리와 비명을 듣고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특히 카터가 주변인들의 관심을 갈구해왔으며, 실제 로이의 죽음 이후 `슬픔에 빠진 여자친구` 행세를 하며 관심과 동정의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카터는 로이의 죽음 이후 그의 모친에게 위로의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로이가 자살을 생각했단 사실을 전혀 모르는 듯 행동하며, "아직 어리지만, 평생 그와 함께하고 싶었다"고 로이의 모친에게 말했다.
로이의 어머니는 카터의 행동이 고의적이고 무모했다며 "카터 때문에 내 아들이 죽었다"고 증언했다.
반면에 카터의 변호인은 로이가 카터와 만나기 전부터 수차례 자살을 기도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또 카터를 `트러블 걸`로 부르며 당시 우울증으로 약물을 복용하고 있어 합리적인 사고와 충동 조절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현지 언론들은 법원이 카터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인정할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타인의 자살에 어느 정도의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인지가 관전 포인트이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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