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리포트에서 살펴본 대로 섀도보팅 제도 폐지로 인한 상장사들의 혼란이 예고되고 있는데요. 대안은 없는지 전문가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우용 전무 나와있습니다. 정 전무님, 섀도보팅 제도 폐지를 앞두고 업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당장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은 어떤 게 있을까요?
<정우용 전무>
예를 들어 상장사가 이사·감사 선임을 하려면 의결권 있는 주식총수의 1/4 이상 찬성이 필요합니다. 결국 적어도 1/4 이상은 참석을 해야 찬성을 하든 반대를 하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안정적이어야겠지만, 감사와 감사위원 선임에서는 이들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되기 때문에 결국 다른 주주들의 참여는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최대주주 등 외에 보유 지분율이 많은 주주들과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준다면 결의 여부를 떠나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데는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런 주주들이 없는 상장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사 결과 5% 이상 보유 주주나 기관투자자가 전혀 없는 회사가 40% 정도입니다. 이 회사들은 소액주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주주총회 운영이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장회사 주주들의 평균 주식 보유기간은 코스닥 2.2개월, 코스피 4.9개월에 불과합니다. 본회와 코스닥협회가 공동으로 실시한 상장회사 설문조사 분석 결과 소액주주들의 주총 참여율은 전체 주식 수 대비 평균 1.88%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할 때 회사가 최선의 노력을 다 했음에도 감사 선임이나 감사위원 선임을 못 해 과태료 처분이나 관리종목 지정, 상장폐지까지 되는 회사들이 속출할 것입니다. 저희가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이런 회사들은 전체 상장사의 최소 27% 정도 됩니다.
<앵커>
그런데 이 섀도보팅 제도를 정부가 3년간 폐지를 유예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문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우용 전무>
당국은 업계의 준비기간을 고려해 지난 2014년 말 폐지를 3년간 연장했습니다. 이 때 전자투표제와 전 주주 대상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를 조건부로 섀도보팅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전자투표 행사율은 평균 2%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전자투표와 같은 제도들이 아직 정착 단계인 점이 고려돼야 하고, 우리나라 주주총회 결의 제도가 너무 엄격한 측면에 원인이 있다고 봅니다.
<앵커>
하지만 정부는 사실상 올해 섀도보팅 제도의 일몰 연장을 검토하고 있지는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주주의 재산권을 강화시키면서도 기업 경영 효율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어떤 보완책이 필요할까요?
<정우용 전무>
우선 주주의 권리 보호 측면에서, 회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해 전자투표나 서면투표 도입 등의 방법으로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를 보장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상장회사들의 노력과 함께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제도 개선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지금의 제도로는 회사들의 주주친화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해결할 수 없는 상황으로 법을 위반하게 만듭니다.
일단, 독일이나 중국은 참석한 주주로만 결의가 가능하고, 영국은 주주 2명 이상만 참석하면 결의가 가능합니다. 그밖에 미국, 일본 등에서는 일정 비율 이상 참석해야 하는 기준이 있긴 하지만 우리나라보다는 매우 완화된 수준입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결의요건도 발행주식총수 대비 일정 비율 이상 찬성해야 한다는 요건을 삭제한다든지 하는 개선방안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앵커>
섀도보팅 제도 폐지 이후 중장기적으로 주주총회 정상화를 위해 추진돼야 할 부분은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정우용 전무>
우리나라의 엄격한 결의요건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이것 말고도 감사·감사위원 선임시 3% 의결권 제한 제도가 있습니다. 이 제도는 다른 나라에는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제도입니다. 이런 제도들은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하는 우리 기업들에게 최소한의 공정한 환경도 제공해주지 못 한다는 측면에서 폐지되어야 할 제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밖에 주주친화적인 방안 중 하나로 테뉴어보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테뉴어보팅은 1년 이상 장기투자자에게 보유기간별로 의결권을 추가해주는 제도로 장기투자자 우대 측면에서 유용한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오늘 이슈분석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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