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마장 무슨 일이 있었나...마필관리사 잇단 죽음

입력 2017-08-03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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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일 국회에서 마필관리사 고 박경근 씨의 어머니가 기자회견 중 절규하고 있다.)


지난 5월 말 렛츠런파크 부산경남(한국마사회 부산경마장)에서 마필관리사 1명이 목숨을 끊은 지 두 달여 만인 지난 1일 부산경마장 소속 마필관리사가 또 숨졌다.

두 사람의 죽음에 동료 마필관리사들은 열악한 근로환경으로 인한 죽음의 질주를 이제는 멈추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5월 27일 오전 1시 5분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내 마방 앞에서 마필관리사 박경근(38)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박씨의 소지품에서 나온 A4용지에는 죽음 직전 그가 느꼈던 마사회에 대한 분노가 짧지만 거친 욕설 한 줄로 남겨져 있었다.
양정찬 마필관리사노조 부산지부장은 지난 5월 기자회견에서 "박씨가 (숨지기 전날) 관리하는 말이 경주하던 중 앞발을 드는 바람에 성적이 떨어지자 조교사가 박씨에게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욕설을 했다"고 주장했다.
숨진 박씨는 지난 5년간 노조 대의원으로 일하며 처우 개선을 위한 노조 활동에 적극적이었지만 좌절만 맛본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숨지기 열흘 전 은수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무실에 노조 탄압 관련 문제를 제기하기 위해 전화를 걸기도 했다. 은 전 의원이 당시 부재중이어서 전화 통화가 직접 이뤄지지는 않았다.
박씨가 숨지고 66일이 흐른 지난 1일 부산경마장 소속 마필관리사 이현준(36)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동료와 유가족은 이씨가 숨지기 전 "노예처럼 일했다"고 전했다.
동료들은 이씨가 지난 5∼6개월 동안 동료 1명이 병가를 냈을 때 인력 충원이 없어서 혼자서 두 사람 몫을 했다고 말했다.
노조는 "마사회, 마주, 조교사, 기수·관리사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용구조 때문에 피라미드 맨 아래에 있는 기수와 마필관리사들이 착취를 당한다"면서 "마사회가 과거와 같이 직접 고용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마사회 측은 "조교와 마필관리사가 소속된 마방은 그 자체로 프로 스포츠의 한 구단"이라면서 "한 구단 소속 임직원을 각각 다른 주체가 고용하면 구단간 경쟁 체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각종 경마 부정행위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또 "마사회가 마필관리사를 직고용하면 마필관리사를 조교사에게 파견해야 하는데 파견법 대상이 아니라서 현행법 위반이 된다"면서 "마필관리사는 개인사업자 밑에 고용된 형태로 마사회의 간접고용으로도 볼 수 없어 정부의 공공부문 정규직화 정책과도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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