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존슨앤존슨 베이비파우더 제품을 쓰다가 난소암에 걸린 한 여성에게 4억1천700만 달러(약 4천745억 원)를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로스앤젤레스 법원 배심원단은 캘리포니아에 사는 에바 에체베리아라는 여성이 존슨앤존슨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
4억1천700만 달러는 그동안 미국 전역에서 제기된 비슷한 베이비파우더 관련 소송 판결에서 나온 배상금액 중 최고액이다.
에체베리아는 존슨앤존슨 베이비파우더를 정기적으로 여성 위생용으로 사용하면 베이비파우더에 함유된 탤크(활석) 성분이 난소암을 유발한다고 주장했다.
1950년대부터 베이비파우더를 매일 쓰다가 2007년 난소암 진단을 받은 이 여성은 소장에서 "터무니없이 위험하고 결함이 있는 탤크 파우더 성질"의 영향으로 암에 걸렸다고 밝혔다.
그는 존슨앤존슨이 소비자들에게 탤크 파우더가 잠재적으로 암을 유발할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에체베리아의 변호사 마크 로빈슨은 "에체베리아는 난소암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그는 20∼30년간 존슨앤존슨 제품을 쓰고서 난소암에 걸린 다른 여성들을 돕고 싶을 뿐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존슨앤존슨 측은 베이비파우더의 안전성은 과학적인 증거로 뒷받침된다며 배심원단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미국 미주리 주 법원 배심원단도 베이비파우더를 40년 이상 쓰고 난소암에 걸린 한 여성이 제기한 소송에서 존슨앤드존슨에 1억1천만 달러(약 1천250억 원)가 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올해 3월에는 베이비파우더 사용과 암의 연관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존슨앤존슨의 손을 들어준 판결도 나왔다.
마그네슘이 주 성분인 탤크 가루는 물기를 잘 흡수하고 피부 발진을 막아주는 효능이 있어 미용제품, 목욕제품 원료로 많이 쓰인다.
석면을 포함한 자연 상태 그대로의 탤크는 난소에 작용하면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탤크 가루와 난소암 발병 사이에 뚜렷한 인과관계가 입증되지는 않았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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