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사이버 외곽팀` 운영을 통한 여론조작 의혹과 관련해 전국 30여곳에 걸쳐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섰다.
국정원이 검찰에 수사 의뢰한 지 이틀 만에 댓글 사건 수사가 본격화된 양상이다.
2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댓글 사건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전 여론조작 의혹을 받는 민간인 외곽팀장 등의 주거지와 사무실 등 30여곳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수사 의뢰된 외곽팀장 30명 가운데 정확한 신원과 주거지가 확인된 20여 명의 집과 관련 단체의 사무실 5∼6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에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인 양지회의 서울 서초구 사무실과 사단법인 늘푸른희망연대의 서울 동작구 사무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는 2009년 5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국정원 심리전단 산하 사이버팀이 민간인으로 구성된 30개의 외곽팀을 운영했다는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TF는 특히 국정원 퇴직 직원을 비롯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보수성향 단체의 핵심 회원들이 사이버 외곽팀의 주축이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늘푸른희망연대의 경우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 지지단체인 `MB와 아줌마부대`에서 활동한 차미숙 회장 주도로 설립한 단체다.
수사팀 관계자들은 컴퓨터 하드디스크 저장 자료와 각종 문서, 장부,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
다만 외곽팀의 주된 활동 기간이 2009∼2012년으로 이미 5년 이상 지나 디지털 증거 수집에 어려움도 예상된다.
검찰은 전날 본격 수사 착수와 동시에 외곽팀장 및 댓글 공작에 관여한 정황이 있는 전·현직 국정원 직원들을 출국금지했다.
수사팀은 사이버 여론조작을 주도한 국정원 심리전단 관계자들과 외곽팀 활동 민간인들 사이의 금융거래 내역을 파헤치면서 관련자들을 줄줄이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국정원은 지난 21일 댓글 작성에 관여한 민간인 외곽팀장으로 의심되는 30명을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수사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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