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능한 변호사의 일상은 바쁘다. 하루에도 몇 건씩 상담을 진행하고 수 차례 법원을 드나들어야 하는 건 기본이다. 여기에 강의나 신문·잡지 인터뷰, TV 방송 출연 스케줄도 적지 않다. 때문에 인기 변호사일수록 개인적인 시간은 줄어들고 일상은 피폐해지기 십상이다. 법조인 중에서도 혼자서 발로 뛰어야 할 일이 많은 변호사를 두고 ‘극한직업’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다.
법무법인 세현 고은희 변호사는 여느 ‘바쁜’ 변호사들과 결이 다르다. 각종 프랜차이즈 소송을 도맡으며 업계에서 인기 변호사로 떠오르고 있는 그는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면서도 결코 자기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가을의 문턱을 막 지난 어느 날 고 변호사를 만나 그의 일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변호사로서 요즘 본인의 일상은?
A. 프랜차이즈 관련 분쟁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관련 업무가 많아졌다. 최근에는 금요일 밤에 링겔을 맞은 뒤 토요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연세대학교 대학원 수업을 받은 적도 있다. 심지어 바로 다음날 광주에서 ‘2017 전국 마스터즈 수영대회’가 예정돼 있어 수업을 마친 뒤 밤늦게 광주로 이동해야 했다. 함께 간 어머니는 몸살 때문에 밤새 고생하셨고, 나 역시 일요일 점심으로 컵라면을 먹고 간신히 수영대회 참가했다.
Q. 원래 수영이 취미인가?
A. 바빠서 쩔쩔대는 와중에도 개인사가 겹치고 상처받는 일도 많다. 탓할 사람도 화를 낼 상대도 없다 보니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면서 체중 감량에 성공했고, 어릴 때 했던 수영도 다시 시작하게 됐다. 그리고는 예전의 열정을 되찾기 위해 무작정 수영대회에 지원해 결국 3등이란 성적을 거머쥘 수 있었다. 시간이 많지 않아 앞으로 수영장에 자주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해볼 생각이다.
Q. 무리해서까지 수영대회에 참가한 이유는?
A. 업무에 치이며 바쁘게 지내면서도 항상 ‘똘끼’ 넘치는 인생을 살고자 한다. 열심히 해도 1등을 할 수 있을까 말까 한 대회에 여력도 없이 도전한 건 그래서다. 변호사란 본업이 있고 여가 시간도 부족하지만 가끔 이런 일을 저지르는 것, 그 자체만으로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탓할 시간에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 그것이 내게는 더 중요하다. 삶이 공허하게 느껴질 때 ‘똘끼’로 무언가에 도전하는 게 당사자에게 중요한 힐링이 될 수 있는데 이런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중요한 것이다.
Q. 본업 이외에 다른 스케쥴이 있다면?
A. 바쁜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한 번씩 출근 전 시간에 방송 출연을 하고 있다. 매주 수요일 오전 MBC ‘생방송 오늘아침’ 고정 게스트로 출연해 사회·시사 법률에 대한 논평을 제공하며 MBC ‘기분 좋은 날’에서 가정 및 보험 법률 조언을 하고 있기도 하다. 나 자신을 홍보하기보다는 내가 가진 법률지식을 재능기부 형식으로 대중에게 전하기 위해 방송 출연을 하는 것이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일과 자기관리를 병행하다 보니 사적인 약속을 잡기도 어렵고, 앞으로 더 외롭고 공허해질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 자신이 이렇게 똘끼 넘치게 태어난 것을 어쩌겠나. 그러니까 오늘도 내일도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남들에겐 무의미해 보일지 모르는 도전을 계속해 나갈 것이다. 뭘 하든 남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자유를 누리는 것 또한 내 삶의 중요한 단면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인간답게 꿈틀거리는, 살아 숨 쉬는 인생을 살고 싶다.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한편 고은희 변호사는 한때 방송 출연으로 얼굴을 알리며 대중 앞에 눈도장을 찍은 법조인이다. 이후 한동안 방송 출연을 자제하며 본업에 집중하는 동시에 연세대학교 프랜차이즈 FCEO 과정을 거쳐 어느새 프랜차이즈 소송 변호사로 자리매김했다. 현재는 가맹점주 및 가맹본부 대리 공정위, 공정거래조정원, 가맹본부 고문변호사 등을 역임하며 프랜차이즈 관련 법적 분쟁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고 변호사는 최근 (사)한국기자협회 선정 ‘법률서비스-프랜차이즈소송’ 부문 소비자만족 1위에 오르며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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