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가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법원이 구속 기간을 추가 연장할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구속 연장의 필요성을, 이에 반대하는 박 전 대통령 측은 건강 문제를 각각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7일 법원과 검찰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은 이달 16일 만료된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기소 시점부터 1심 선고 전까지 최대 6개월 동안 피고인을 구속할 수 있는데, 박 전 대통령은 올해 4월 17일 재판에 넘겨졌기 때문이다.
다만 수사 단계에서 처음 구속영장이 발부됐을 때의 혐의 외에 검찰 조사를 거쳐 기소 단계에서 새로 적용된 혐의와 관련해 법원은 추가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SK와 롯데 측에 뇌물을 요구하거나 받아낸 혐의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검찰은 이를 염두에 두고 지난달 26일 박 전 대통령의 속행공판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은 일부 뇌물 혐의 부분에 구속영장을 발부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연휴 직후인 이달 10일 영장을 추가로 발부할지 결정하기 위해 속행공판에서 검찰과 박 전 대통령 양측의 입장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면 국가적인 중대 사건 재판이 원활히 진행되기 어렵고, 증거인멸과 회유 등 우려가 있어 추가 영장 발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유죄가 인정된다면 중형이 예상되므로 구속 상태 재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할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될 경우 매주 4차례씩 열릴 재판에 성실하게 출석할지 보장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구인장이 발부됐는데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의 증인 소환에 끝까지 불응한 바 있다.
반면 박 전 대통령 측은 건강상 문제와 피고인 인권 등을 이유로 들어 반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변호인단이 지난달 서울 성모병원을 찾아 박 전 대통령의 진단서와 진료 기록 등을 확보한 것도 건강 문제를 호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은 7월 28일 발가락 부상 치료, 8월 30일 허리 통증과 소화 기관 문제 등을 이유로 성모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이 밖에도 발가락 부상을 이유로 수차례 공판에 불출석하는 등 건강 문제를 주장해왔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1심 구속 기간을 최대 6개월로 제한한 형사소송법의 취지가 피고인의 권리를 보호하려는 것임을 들어 검찰 주장에 반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검찰 주장대로 구속영장이 추가로 발부되면 박 전 대통령의 출석이 보장되기 때문에 남은 재판도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추가 영장 발부에 반대했던 점을 고려해서 재판부가 심리에 더욱 속도를 낼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석방되면 향후 재판은 지금까지보다 다소 여유를 두고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로서는 구속 기간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벗기 때문에 매주 4차례씩 공판을 여는 `강행군`을 다소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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