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 과정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한 동남아 출신 여성들에 대한 공판이 9일 말레이시아 정부 연구소에서 속개됐기 때문.
김정남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말레이시안인사이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샤알람 고등법원은 이날 말레이시아 화학청 산하 화학무기분석센터에서 인도네시아인 시티 아이샤(25)와 베트남 국적자 도안 티 흐엉(29)에 대한 2주차 공판을 시작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화학무기인 VX 신경작용제의 흔적이 검출된 피고인들의 옷가지와 손톱 등 증거물을 재판부가 직접 확인하기 위해서다.
연구소내 방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 재판부는 약 한 시간여에 걸쳐 증거물을 살펴보고 라자 수브라마니암 화학무기분석센터 소장으로부터 관련 설명을 들었다.
시티 아이샤의 변호인 중 한 명인 셀비 산드라세가람은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도 재판부와 같은 방에 있었으며, 나머지 관계자들은 바깥에서 유리벽을 통해 내부 상황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다만, 이날 오후로 예정됐던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은 이튿날로 연기됐다.
당초 재판부는 화학무기분석센터에서 증거물을 검토한 뒤 법원으로 돌아와 재판을 계속할 예정이었으나, 라자 소장이 피로를 호소함에 따라 일정을 하루 미루게 됐다고 밝혔다.
라자 소장은 지난 5일에도 증인으로 출석해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이 범행 당시 입고 있던 옷에서 VX 신경작용제의 흔적이 나왔다고 증언한 바 있다.
두 사람이 VX 신경작용제로 김정남을 살해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은 올해 2월 13일 오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서 김정남의 얼굴에 VX 신경작용제를 발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말레이시아 검찰은 이번 주 공판에서 시티 아이샤와 도안 티 흐엉이 김정남을 공격하는 모습과 이들이 독극물을 다루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습이 담긴 공항내 CCTV 영상을 증거물로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에게 VX 신경작용제를 건네주며 범행을 지시한 북한인 용의자 4명은 범행 당일 전원 출국해 북한으로 도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고인들은 올해 2월 현지 당국에 체포된 이후 리얼리티 TV쇼 촬영을 위한 몰래카메라라는 북한인 용의자들의 말에 속았을 뿐이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해 왔다.
김정은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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