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스와프는 비상시 유동성 확보 목적이 우선이지만 최근 한국과 중국 사이에서는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상징하는 의미가 더 크게 부각된다.
한중은 10일 만기인 통화 스와프 협정 만기 연장을 두고 막판 협상을 벌였다.
한중 통화 스와프 규모는 미 달러화 기준 560억 달러 상당이다. 현지 통화로는 3천600억 위안, 64조 원 규모다.
우리나라 전체 통화 스와프 협정 규모 1천222억 달러 가운데 절반에 육박한다.
한중 통화 스와프가 종료되면 외환위기 시 비상대책이 줄어드는 셈이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는 그보다는 양국 관계 개선의 전기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통화 스와프 체결은 상대 국가 경제를 신뢰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으로 중국이 3월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을 내리는 등 양국 경제교류가 주춤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협력관계를 이어가는 데 서로 동의한다는 뜻이다.
한중 양국은 만기일까지도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물리적으로 봤을 때 일단 종료된 뒤에 연장 여부가 발표될 가능성이 크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와 통화 스와프 협정이 체결된 국가는 중국과 함께 호주,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5개국이다.
아랍에미리트는 작년 10월 만기가 지났지만, 양국이 연장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했다는 점에서 한은은 체결국에 포함하고 있다.
한국이 5개국과 맺은 통화 스와프 규모는 중국(560억 달러) 포함 모두 838억 달러다.
말레이시아 47억 달러(150억 링깃/ 5조원), 호주 77억 달러(100억 호주달러/9조원), 인도네시아 100억 달러(115조 루피아/10조7천억원) 등이다. 아랍에미리트는 54억 달러(200억 디르함/5조8천억원) 규모였다.
이에 더해 역내 금융안전망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M)를 통한 다자간 통화 스와프는 384억 달러다.
모두 아우르면 통화 스와프 계약은 1천222억 달러 상당이다. 여기서 중국이 빠지면 662억 달러로 줄어든다.
현재 우리나라 통화 스와프 계약은 달러화나 유로화 등 기축통화가 아니라는 점에서 다소 한계가 있다.
치앙마이 다자간 통화 스와프는 미 달러화가 대상이지만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한국 금융을 신뢰하고 체결한 통화 스와프와는 효력에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과 300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 협정을 체결한 뒤 외화 자금난을 넘긴 바 있다. 단순히 달러를 확보한 것을 넘어서 미 연준의 신뢰를 받았다는 점에서 국제금융시장에서 평가가 안정된 덕분이다.
미국과 통화 스와프는 2010년 2월 만료됐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01년 20억 달러로 시작해 2012년 700억 달러까지 늘었지만 2015년 2월 독도 등 외교 문제로 중단됐다.
작년 8월 양국이 논의 재개에 합의했으나 올해 초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 설치 문제로 다시 중단됐다.
일본이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 논의 중단을 발표하자 우리 정부도 유감을 표명하며 "(우리가 먼저) 요청은 안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중 통화 스와프는 2009년 4월 단기 유동성 지원과 교역 촉진을 위해 260억 달러 상당으로 체결됐다. 한중은 이후 2011년 560억 달러로 확대했고 2014년에는 만기를 3년 연장했다.
양국이 관계가 좋던 2013년에는 만기보다 1년여나 앞서서 통화 스와프 협정 3년 연장에 합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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