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BJ 임다 "SNS세대 사로잡은 말하기 비법 궁금하시죠?"

유오성 기자

입력 2017-10-13 15:43   수정 2017-10-13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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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가 자기소개를 할 때 뭐라고 할까요? 정답은 신사임당!"

"나이가 몇 살이세요? 넉살입니다."

유치하고 재미없는 말장난에 뒤이어 들려오는 배경음악. 방심한 채 영상을 보던 시청자는 음악과 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상황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린다.

재미없는 말장난이나 유행에 뒤쳐진 개그라는 오명을 썼던 아재개그가 BJ 임다(본명 강기정, 26)를 만나 세련된 유머로 재해석되고 있다.

다소 자극적인 방송이 주류를 이루던 아프리카tv에선 보기 힘든 장르인 탓에 그의 방송 콘텐츠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10대와 20대 사이에서 ‘아재개그의 신’이라 불리며 입담을 과시하고 있는 1인 방송진행자 강기정을 만나 SNS세대를 사로잡은 그만의 말하기 비법이 무엇인지 들어봤다.


(▲ 사진 = 1인 방송 진행자 강기정 씨)

◇ 1인방송 세계는 정글..안 먹히던 아재개그 고집한 이유

1인 방송의 세계는 정글로 표현된다. 현금이나 다름없는 별풍선을 받아내기 위해 방송 진행자들이 경쟁하듯 자극적인 방송을 올리기 때문이다.

그런 1인 방송 세계에서 활동하는 여타 방송 진행자들과 달리 강기정씨의 콘텐츠엔 없는 게 3가지 있다. 욕설, 비방, 성적 농담이 바로 그것.

강 씨는 전화나 음성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사람들과 아재개그를 섞어가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라이브로 방송한다.

다른 1인 방송 진행자들처럼 욕설 같은 자극적인 언행이 없었던 탓에 아프리카tv BJ로 데뷔했던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그는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심지어 그를 잘 안다는 지인들조차 강씨의 방송이 아프리카tv와는 안맞다고 평가하기까지 했다.

그러던 강 씨가 일약 아프리카tv의 스타 진행자로 떠오른 건 자신이 직접 편집한 동영상이 100만 명 팔로워를 보유한 루키스트 엔터테인먼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소개되면서 부터다.

<아재개그로 도장 깨기>, <아재개그로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 같은 영상이 누리꾼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되면서 그의 라이브방송 시청률도 덩달아 치솟았다.

강 씨는 "내가 직접 편집하기 때문에 가장 재밌는 부분을 강조할 수 있었고, 또 영상을 매일 유튜브에 꾸준히 올렸던 것이 높이 평가된 것 같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덕분에 하루 20~30명 수준을 못벗어나던 그의 아프리카tv 라이브방송 동시 시청자 수가 지금은 200~300명을 거뜬히 넘기고 있다.

시청자의 외면을 받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강씨가 아재개그를 고집했던 이유는 뭘까.

사실 강 씨는 방송 진행자로 데뷔하기 이전에 수 년간 레크레이션을 진행해온 행사 진행자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하는 일을 해왔기에 말이 갖는 힘을 일찌감치 체득할 수 있었다.

“MC는 무대 위에서 사람들을 하나로 만드는 사람이에요. 욕이나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면 당장 재미를 줄 수는 있겠지만 결국은 눈살을 찌푸리게 돼요. 아재개그는 자극적이진 않지만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잖아요. 이걸 이용해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 수 있다는 걸 보여주니까 페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서 회자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 사진 =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면 적어 놓는다는 강기정 씨의 아이디어 노트)

◇ 말 잘하려면 타고나야 된다는 건 오해…"좋은 생각은 반드시 메모하세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을 잘하기 위해선 선천적으로 타고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강 씨처럼 1인 방송을 하는 사람들을 보고 그저 운이 좋아 성공할 수 있었다고 오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는 이런 생각이 잘못됐다고 말한다.

“말을 재밌게 하려면 순발력이 필수인데 저같은 경우 재밌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타입은 아니에요. 그래서 거리를 돌아다니거나 일상생활을 하는 도중 재밌는 생각이 떠오르면 잊지 않도록 꼭 메모를 해 둡니다. 예를 들어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게 된다면 어떻게 표현해야 재밌을까 미리 생각해 뒀다가 그 상황이 오면 써먹는 거죠. ‘용접하는 분이신가 봐요?’ 이런 식으로 말이죠.”

강 씨 방송의 주 시청자 층은 10대와 20대다. 그러다 보니 자극적인 언행을 원하는 시청자들이 많다.

하지만 그는 시청자의 욕구를 채워주는 대신 `경청`이라는 정공법을 택했다. 그가 생각하는 경청의 의미는 무엇일까.

“상대방이 누군지를 파악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전화를 걸자마자 갑자기 랩을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 분들은 아무래도 힙합을 좋아하는 사람이겠죠? 그 사람이 저에게 ‘몇 살이냐’고 물어보면 저는 ‘넉살(쇼미더머니6 참가자)이에요’ 라고 대답 하는 식인 거죠.”

◇ 말장난 불과한 아재개그로 `생방송 예능`을 만든 비결

강 씨는 자신의 방송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로 철저한 준비성을 꼽는다.

그의 방송은 단순히 아재개그로만 이뤄지지 않는다.

대화를 나누던 중 기쁘거나 당황하는 순간이 오면 이를 표현하는 배경음악이 흘러나온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몰입도가 높아지고 마치 잘 편집된 한 편의 예능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놀라운 점은 이 모든 과정을 강 씨 혼자 해낸다는 것이다.

방송 진행자와 운영이라는 두 가지 역할을 어떻게 동시에 소화해낼 있었는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상황에 따라 재생 목록을 미리 설정해 둬요. 그리고 적절한 상황이 오면 음악을 트는 거죠."

그의 컴퓨터 속엔 10GB가 넘는 음악파일이 당황, 슬픔, 분노 등의 폴더로 잘 분류돼 있다.

재치 있는 입담과 철저한 사전준비를 토대로 강 씨는 현재 아프리카tv와 SNS 그리고 연예기획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신인으로 떠올랐다.

강 씨는 지금의 인기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인 만큼이나 불안감도 큰 편이라고 솔직하게 말한다.

하지만 아재개그는 안된다는 편견을 이기고 일궈낸 성공인 만큼 남다른 시각으로 높은 곳을 향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공부하는 MC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농담을 던져도 사람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그래서 남들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그런 MC가 됐으면 하는 거죠.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언젠가 어릴 적 꿈이었던 대한민국 최고의 MC가 되는 날도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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