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神] 마켓컬리, '큐레이션 커머스' 성공신화 쓰다

신인규 기자

입력 2017-10-16 15:58  



    <앵커> 신기술과 스타트업을 통해 미래 투자 방향을 살펴보는 시간, '스타트업의 신'입니다. 산업부 신인규 기자와 함께 미래 신기술과 유망 스타트업을 살펴보겠습니다.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 어떤 곳입니까?

    <기자>

    네 오늘 소개할 스타트업은 더파머스입니다. 마켓컬리라는 프리미엄 식품 쇼핑몰을 운영하는 스타트업인데요. 지금까지 대부분의 쇼핑몰들이 다른 데서도 구할 수 있는 물건을 좀 더 싸게, 좀 더 잘 알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해 왔다면 이 스타트업은 두 가지를 바꿨습니다. 하나는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을 바꿨구요. 또 하나는 배송하는 방식을 바꿨습니다.

    이 두 가지의 변화를 잘 짚어보면, 크게는 앞으로 사람들의 소비 방식이 어떻게 바뀔까, 온라인 쇼핑이 어떻게 진화할까에 대한 방향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파는 물건과 배송하는 방식, 두 가지를 바꿨다. 좋습니다. 하나 하나 알아보죠. 상품을 소개하는 방식을 바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기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면 큐레이터가 있죠. 큐레이터가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하고 기획하듯이 전문가가 직접 제품을 골라서 합리적인 가격에 파는 것을 큐레이션 커머스라고 합니다. 이 큐레이션 커머스의 성공적인 사례가 마켓컬리입니다. 제가 하나 여쭤볼게요. 오늘 뭐 먹지? 오늘 뭐 해먹지? 라는 생각이 들 때, 바로 마트에 가시나요? 아니면 인터넷이나 TV를 보고 참고하시나요?

    <앵커>그렇네요. 아무래도 인터넷이나 TV를 참고를 안 할 수가 없죠. 지상파들이 저녁시간대에 맞춰서 먹을거리 관련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고, 또 요새는 워낙 먹을거리 관련해서 참고할만한 게 많으니까요.

    <기자>

    그렇죠. 사실 내가 오늘 먹을거리는 100% 스스로 생각해내는 게 아니라 여러 요인의 영향을 받습니다. 행동경제학적으로는 '넛징'이라고 하는데 쇼핑몰이 그런 힘을 갖게 될 수 있겠다는 가능성을 마켓컬리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일 믿을 수 있는 신선한 식재료, 또 다른 데서 구하기 어려운 상품들을 선보여서 고객 충성도를 높이는 건데요.

    일단 마켓컬리에 입점한 식료품들은 이 기업 내부의 엄격한 상품위원회를 거쳐 통과가 되어야만 합니다. 상품을 쇼핑몰에 올리기 위한 70가지 세부 기준이 있고, 검수와 검품을 거친 뒤에 쇼핑몰에 올라가는 방식입니다. 이를테면 시금치같은 경우 엠디들이 산지를 직접 방문해서 농부와 직거래를 하고요. 홈페이지에는 이 시금치가 어떤 농부가 기른 제품이고,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지 등을 쇼핑몰 회원들에게 제안합니다. 더 나아가서는 기존 쇼핑몰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프리미엄 상품도 올려놓고, 구매해서 이렇게 요리해보세요, 이렇게 써보세요 하고 제안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이 먹힌 거죠.

    인터넷에서는 상품이 너무나 많은데, 사실 믿을만한 제품인지 확인하기는 어렵잖아요. 이런 가운데 전문가가 엄선해서 추천한 좋은 제품을 판매하는 큐레이션 커머스가 새로운 방식으로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김슬아 대표에 따르면 마켓컬리의 월평균 매출 성장률은 20% 수준으로, 9월 기준 월매출만 60억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앵커>큐레이션 커머스라는 방식이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거네요. 그럼 두 번째 이야기를 해 보죠. 마켓컬리는 배송하는 방식을 어떻게 바꿨습니까.

    <기자>

    업체 스스로는 샛별배송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마켓컬리에 올라온 모든 제품들은 밤 11시 전에만 주문하면 그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 업체와는 다르게 새벽에 움직이는 건데요. 이건 실제 직장 여성으로 느꼈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대표가 도입한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김슬아 더파머스 대표

    "저도 마켓컬리 서비스를 쓰는 핵심소비자 중 한 명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정확히 프로필이 겹쳐요. 제가 결혼을 막 한 상태였고, 일하는 직장여성이었는데. 특히나 제가 일하지 않는 시간에 장을 볼 수 있는 플랫폼 자체가 없더라고요. 그렇게 되면 주말에 주로, 마트같은 데 가서 장을 보는데 너무 불편하죠. 주차도 힘들고, 복잡하고 하다보니까. 왜 이걸 집까지 배송해주는 곳 중에 잘 골라서 믿고 살 수 있는 곳이 없을까.

    특히나 배송시간대가 저와 적합한...새벽에 오면 직장여성으로서는 한 가지 좋은 게 출근 전 냉장고에 집어넣고 갈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기존 택배처럼 낮에 배송되면 일하는 중에 계속 걱정이 되는 거죠. 신선식품이다 보니까 혹시나 집앞에 오래 방치되면서 상하지 않을까. 그런 부분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일하는 여성, 바쁜 여성에게 맞는 서비스를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죠."

    <앵커>

    바쁜 직장 여성에게 맞는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생각해보면 상당히 대규모의 투자와 리스크가 필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새벽에만 배송해주는 택배 업체가 없으니 화물차나 유통 시스템도 다 스타트업이 투자해야 했을 테고, 또 당일 배송을 위해서는 사실 물류와 수요 예측이 아주 중요한 일인데요.

    <기자>

    말씀대로 정확한 물류를 위해서는 정확한 유통망과 재고관리가 필수입니다. 앞선 지적대로 무척 어려운 일이고 잘못하면 대규모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는 일인데요. 마켓컬리는 빅데이터를 이용해서 재고관리를 해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상품위원회에서 입점이 결정되면, 우선 기존에 팔았던 유사상품의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개발한 머신 러닝 기반 수요예측 모델에 집어넣는다고 합니다. 쉽게 말해서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 몇월 몇일에 이 상품이 얼마나 팔릴지를 예측해 내고, 그걸 기반으로 엠디들은 공급사들에 사전 발주를 넣는 겁니다. 전체적으로 분석하는 모델이 2,500개 정도 되는데, 이를 통해 어떤 공급사들에게는 석 달 전에, 어떤 공급사에게는 전날 발주를 넣어서 차질없이 당일 입고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은 것이 마켓컬리의 보이지 않는 경쟁력으로 분석됩니다.

    <앵커>그러니까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요 예측이라는 무기를 갖고, 새로운 배송-주문 시스템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이 직접 장보는 것 보다 믿을 수 있고 편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 이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이라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겠네요. 더 크게 보면 앞으로 쇼핑이 이렇게 변화할 것이다, 반대로 이렇게 해야 기업들이 살아남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가 되겠네요.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최신 자료인 2017년 8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약 6조 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9% 증가했습니다. 이 가운데 모바일 쇼핑의 증가율은 30%에 육박했습니다. 2분기 기준 국내 소비판매액이 전년 대비 1.7%밖에 증가하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쇼핑이라는 것이 시장에서 마트로, 또 쇼핑몰로, 조금씩 주 무대가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특히 온라인 쇼핑몰은 빅데이터 분석 같은 IT 기술과 인프라가 맞물리면서 앞으로 마트가 변하는 것보다, 시장이 변하는 것보다 더 크게 변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마켓컬리와 같은 스타트업이 나오면서 기존 업체들도 배송방식을 바꾸고 있는 흐름도 주목할 만 하고요.

    현재 수도권 지역에서 성공을 거둔 마켓컬리의 사례가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성공사례로 확산될지, 또 정책적으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에 페널티를 주는 데서 벗어나 전통시장에 스타트업의 성공 요인을 분석해 도입할 수 있는지도 앞으로 살펴봐야겠습니다.

    <앵커>오늘 스타트업의 신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산업부 신인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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