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뮤다 '여왕의 돈'에 눈독 들였던 까닭은

입력 2017-11-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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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뮤다 여왕 무슨 관계? 누리꾼 “충격적”
조세회피처 X파일 또 폭로…英여왕·美장관·한국인 200여명
ICIJ, 버뮤다 로펌자료 1천340만건 공개…각국 정상·정치인 120여명 연루



버뮤다 여왕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지난해 4월 사상 최대 규모의 역외 조세회피처 자료인 `파나마 페이퍼스`를 폭로했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올해 다시 대규모 조세회피처 자료를 공개했는데 ‘버뮤다 여왕’ 관계가 들통나 충격을 주고 있다.

‘버뮤다’에 여왕의 개인 자금 약 1000만파운드(146억원)을 보관중인 것으로 드러난 것.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을 비롯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동행한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대선 당시 트럼프에 고액을 후원한 기업가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의 수석 정치자금모금책 등 각국 정상과 정치인 120여명, 가수나 배우 등 유명인과 다국적 기업 등이 대거 포함되거나 연루된 것으로 나타났다. 버뮤다 여왕은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ICIJ는 5일(현지시간) 조세회피처로 유명한 영국령 버뮤다의 로펌 `애플비`(Appleby)의 1950∼2016년 기록을 담은 내부자료를 입수해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이번에 유출된 자료는 파일 용량이 1.4테라바이트(TB), 문서 1천340만건 규모에 이르고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를 입수했던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이 이번에도 자료를 입수해 ICIJ와 공동으로 분석했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Paradise Papers)로 명명된 ICIJ의 이번 프로젝트에는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BBC방송 등 세계 67개국 언론사 96개사 소속 언론인 382명이 참여했으며 한국에서는 인터넷언론 뉴스타파가 참여했다.

이번에 조세회피 자료가 대거 유출된 애플비는 버뮤다가 영국의 식민지였던 1898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법률회사다.

버뮤다에 있는 본사 이외에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케이맨제도, 세이셸 등 세계 주요 조세회피처 11곳에 지사를 두고 각국 부호와 다국적 거대기업 등의 페이퍼 컴퍼니 설립 등을 통한 조세회피·재산은닉 등을 지원해왔다.

지난해 파나마 페이퍼스에 이어 이번 파라다이스 페이퍼스에도 각국 정치인과 유명인, 다국적 기업 등이 대거 등장했다.

유출된 자료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은 사유 재산 1천만 파운드(약 145억원)를 역외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왕의 재산을 관리하는 랭커스터 공국(Duchy of Lancaster)은 이를 조세회피처인 케이맨제도와 버뮤다의 기금에 투자하고 일부는 빈곤층을 착취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영국 전자제품·생활용품 체인 브라이트하우스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BBC방송은 여왕의 재산이 불법 투자된 정황은 없지만 여왕이 역외투자에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대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엘리엇 매니지먼트 설립자 폴 싱어, `기업 사냥꾼` 칼 아이칸, 헤지펀드 투자자 로버트 머서 등도 애플비 고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버뮤다 여왕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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