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연예인 음주' 제재하나?...가이드라인 발표

입력 2017-11-15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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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음주 장면이 심각할 정도로 늘어나며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되자 보건당국이 미디어업계의 자정노력을 당부하며 협조를 구했다. 과도한 음주 장면 묘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1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16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컨벤션홀에서 열리는 `2017년 음주 폐해 예방의 달` 기념식에서 `절주 문화 확산을 위한 미디어 음주 장면 가이드라인`을 공개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미디어 제작자, 방송심의기관, 시민단체, 언론, 학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협의체에서 마련한 것이다.

복지부와 대한보건협회, 건강증진개발원의 미디어 음주 장면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최근 드라마와 각종 연예·오락 프로그램에서 이른바 `혼술`, `우정주` 등 음주문화를 미화하고 조장할 수 있는 음주 장면이 끊임없이 방송되고 있다.

실제로 2016년 초부터 2017년 상반기까지 지상파·케이블·종합편성채널TV 방송사별 모니터 결과, 드라마에 평균 회당 1회 이상 음주 장면이 등장하고 예능 프로그램에는 회당 평균 0.98회 음주 관련 대사가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테면 T사의 한 예능 프로그램은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올해 9월 25일 방영분에서는 진행자 중 한 명이 소주와 맥주를 섞은 `우정주`를 마실 것을 제안했고, 그 후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모방 사례가 올라오는 등 반향을 일으켰다.

작년에는 S사의 드라마에서 등장인물인 의사들이 폭탄주를 만들어 마시고 사발식에서 술을 과하게 마신 후 기절하는 등의 음주 장면을 장시간에 걸쳐 묘사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제재를 받았다.

한국사회는 술 권하는 사회, 폭음을 조장하는 사회가 된 지 오래인데, 여기에는 미디어의 영향이 크다고 보건당국은 진단했다.

국내외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디어에서 음주 장면을 자주 접할수록 술을 더 자주, 많이 마시게 된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음주 장면을 자주 접하면 음주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술을 마시는 연령도 빨라진다.

이처럼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에서 묘사되는 음주 장면과 음주 관련 대사가 음주를 조장할 수 있다.

16일 기념식에서는 절주 사업에 기여한 10개 단체와 유공자 13명에게 보건복지부 장관표창이 수여되며, 대학 캠퍼스와 지역사회 절주 문화 확산에 앞장선 우수 대학생 절주 서포터즈 17개 팀이 선정돼 상장과 함께 소정의 장학금을 받는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또 17일에는 서울 삼성동 스카이뷰 섬유센터에서 건강행동학회, 중독포럼, 한국보건교육건강증진학회, 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학회 등과 `음주문화와 미디어: TV 속 한 잔의 책임감`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미디어 속 음주 장면이 청소년 등 우리 사회에 미치는 직간접적인 폐해와 주류광고 마케팅의 실태와 문제점을 살펴보는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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