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속도가 더 빠르다. 해외 주요국에 이어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시장금리가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다면 금리 상승세엔 더욱 속도가 붙게 돼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예금금리는 오히려 떨어지거나 제자리 수준을 맴돌고 있어 은행들의 이자이익만 늘고 있다.
19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10월 코픽스 금리(신규취급액)는 연 1.62%로 9월보다 0.1%포인트(p)나 올랐다.
코픽스 금리 수준 자체는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다.
작년 11월 이후 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랐으니 상승 속도도 빠르다.
은행들은 코픽스 금리가 발표된 바로 다음 날부터 발 빠르게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렸다.
주요 시중은행의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는 4.5% 수준까지 치솟았다.
이는 경기 회복 기조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가세하면서 시장금리가 오르는 추세가 반영된 탓이다.
하지만 예금금리는 대출금리보다 훨씬 낮은 데다 추세도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금은행의 9월 총수신금리(잔액기준·가중평균)는 1.12%로 8월보다 0.01%p 떨어졌다.
작년 12월 1.16%였던 총수신금리는 올해 들어 점차 떨어져 1.11∼1.13%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렇게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은행들은 사상 최대의 수익을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조2천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 수준이고 6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3분기까지 이자장사를 통해 벌어들인 이자이익은 무려 27조6천억원에 달한다. 2012년 이후 5년 만에 최대 규모다.
올 3분기 은행들의 평균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는 무려 2.06%p로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컸다.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려 수익을 내고 있다는 비난이 커지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막고 가계대출의 가중치를 높이는 등의 방법으로 손쉬운 이자장사에서 벗어나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을 공급하는 금융의 기능을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 `이자장사`를 억제하는데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전반적인 시장의 금리 상승추세를 인위적으로 억제할 수 없는 데다 당국의 개입에 대한 비난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금처럼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손쉬운 영업을 한다면, 자본을 더 쌓거나 비용을 더 내게 하는 방식으로 유인체계를 개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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