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라고 하면 흔히 아동들이 많은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어려서 ADHD가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25% 정도는 그 증상이 성인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렇다면 성인 ADHD의 증상과 치료법은 아동과 동일할까? 20년간 ADHD와 틱장애를 진료해온 수인재한의원 안상훈원장은 "성인ADHD는 아동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적고 우울함, 불안감, 분노, 짜증 등의 다른 증상을 동반하므로 증상에 따른 맞춤 진료를 받아야 호전될 수 있다"고 말한다.
성인 ADHD는 소아청소년기에 많이 보이는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은 덜하지만 주의집중력이 저하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해 직장생활이나 시험준비 등에서 불이익을 받기 쉽다.
하지만 단지 어떤 시기에 집중이 안된다고 성인ADHD로 쉽게 진단 내려서는 안되며, 어렸을 때부터 충동성이나 주의력 문제가 있었고 현재도 비슷한 상황이라면 성인 ADHD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안원장은 "ADHD를 진단할 때 주로 쓰이는 ATA(정밀 주의력검사), CAT(종합 주의력검사)는 만 4세에서 15세에 이르는 소아를 대상으로 표준화한 프로그램이므로 성인에게 적용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성인의 주의력검사 수치가 안 좋게 나온 경우에 성인까지는 표준화가 되지 않고 만 15세 청소년과 비교가 된 검사 결과이므로 성인 기준으로 봤을 때는 더 안 좋을 수가 있다고 해석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ADHD 전문의료진의 임상경험이 풍부할수록 그 검사결과의 정확도가 높아진다.
또 다른 점은 성인 ADHD는 이미 증상을 자각하고 스스로 내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ADHD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로는 전두엽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난다고 알려진다. 전두엽은 정신활동에서 가장 상위에 해당하는 고차원적인 인지기능이 발현되는 두뇌영역으로 이 기능이 약하면 사회생활에 지장을 줄 수 밖에 없다.
안원장은 "20년간의 임상경험에 비추어 보면 성인 ADHD는 단순 주의력 보다는 높은 차원의 주의력에서 취약한 경향을 보인다"며 "이로 인해 업무지시 사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멀티태스킹이 안되는 등의 직장생활에서의 어려움으로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면서 과잉행동이나 충동성을 줄어들지만 급한 성격, 분노의 형태로 바뀌어 나타나고 게임중독, 쇼핑중독, 도박중독, 알코올중독 등의 중독 증상을 보이며 전반적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않고 스트레스, 우울 등 다양한 형태의 증상을 동반한다. 그러므로 성인 ADHD 치료에는 개인맞춤형 진료가 매우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뇌를 오장육부로 설명하므로 해당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는 개인별 맞춤한약과 침치료를 통해 ADHD를 치료한다.
주의력 부족의 경우에는 머리로 맑은 기운이 잘 올라가도록 하고, 짜증이나 분노가 많은 경우에는 막힌 간의 기운을 풀어주며 과잉행동의 경우에는 지나친 화(火)의 기운을 줄이고 음(陰)적인 기운을 보충한다. 또한 성인 ADHD에게 취약한 주의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해 `뉴로피드백` 훈련 등의 신경학적 훈련을 병행한다면 치료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뉴로피드백`은 스스로 자신의 뇌파를 조절하는 훈련으로 뇌신경의 안정을 도와 집중력을 향상시키고 불안,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을 주어 직장인들이 겪을 수 있는 업무 중압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을 완화시켜준다.
뉴로피드백은 1960년대에 이미 NASA(미우주항공국)에서 우주비행사들을 대상으로 훈련을 시킨 적이 있을 정도로 임상효과가 오래 전에 입증됐고,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 병원 등 대형병원에서도 시행하고 있는 훈련이다.
또한 호흡훈련을 통해 자율신경을 조절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바이오피드백`이나 다른 감각들의 통합을 도와 신경계의 오류를 바로잡는 `감각통합훈련` 등을 병행하면 성인 ADHD 치료에 도움이 된다.
한의학과 신경학적 치료를 병행 하는 수인재한의원 안상훈원장은 "ADHD 환자는 결과가 정해진 채로 태어나지 않는다"며 "어린 시절 ADHD 치료시기를 놓쳤다고 하더라도 지금이라도 성인기에 맞는 치료를 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이다"라고 조언했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고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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