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중소형 中 여행사의 한국 상품 판매에 제동 걸린 듯
중국 단체비자 거부 사태가 발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뜨겁다.
지난 10월 말 한중 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문제를 봉합한 뒤 일부 중소형 중국 여행사들이 앞다퉈 한국 상품을 내놓으며 판매 과열 조짐을 보이자 중국 당국이 단체비자를 거부하는 등 기강 잡기에 나선 것.
중국 단체비자는 이 때문에 주요 포털 핫이슈 키워드로 등극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관광 담당 부처인 국가여유국이 지난달 말 베이징과 산둥성에 한해 한국행 단체관광을 허용했으나, 중국 내 중소규모의 하이타오 여행사가 지난 22일 출발하는 한국행 단체 비자 신청을 거부당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중국여행사 관계자는 "당국이 하이타오 여행사에 연말까지는 한국 단체 여행을 못가게 하고 한국 상품도 못 팔게 했다"고 말했다.
하이타오 여행사는 지난 3월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관광이 중단된 이후 지난달 28일 허용되자마자 이달 2일 중국 여행사 중 처음으로 중국인 관광객 32명을 데리고 한국행을 성사시켰던 업체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도 "22일 한국으로 출발하는 중국 한 여행사의 단체 비자 신청이 거부된 사례가 1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최근 중국 여행사들 사이에 한국 팸투어가 무분별하게 확산해 일부 지역에는 제지하는 조치가 취해질 정도로 과열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중국 당국으로선 베이징과 산둥성만 허용했는데 중국 전역에서 팸투어에 참여하고 있어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중국 내 중소형 여행사와 달리 대형 여행사들은 계획대로 내년 1월부터 한국 여행 상품 출시에 들어가며 현재 판매에 전혀 지장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국영 중국청년여행사(CYTS)는 최근 1~2월에 서울·부산·제주 등을 한국을 관광할 수 있는 자유여행과 단체여행 등 관련 상품을 대거 내놓고 판매에 들어갔다.
중국 내 대형여행사 관계자는 "당국에서 한국행 단체 비자를 다시 중지하라는 통지를 받은 바 없다"면서 "1월과 2월의 한국행 단체 여행 상품이 현재 정상적으로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관계자도 중국 단체비자 거부와 관련 "일부 경거망동한 중소형 중국 여행사들에 대한 경고성 조치로 보이며 지금 중요한 것은 대형 여행사들이 한국 상품 판매를 어떻게 준비하는 지"라면서 "현재로 볼 때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이라는 대세에 지장이 없어 보인다"고 언급했다.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측은 중국 단체비자 사태에 대해 "한국 법무부에 중국인 단체 비자 신청이 계속 있다"면서 "지난주 경우 산둥에서 신청 건수가 늘어나는 등 처음보다 훨씬 많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여행업계도 일부 중국 여행사가 중국 국가여유국으로부터 단체비자 허가를 거절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들은 중국 정부의 단체비자 거부 조치에 `이유를 알수 없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중국 단체비자 거부와 관련 "베이징과 산둥성은 중국이 단체여행을 제한적으로 허용해준 곳인데도 단체 비자 신청을 막으면 어떻게 해야하나"고 토로했다. 이어 "중국은 3월 단체관광 전면 금지때도 공문 등 `공식적`으로 한 것은 없다"며 "중국은 언제나 아무런 설명 없이 제한 조치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당수 업계 관계자들은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 관계자는 "중국 조치에 국내에서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며 "점점 상황이 좋아질 것 같으니 `일희일비` 할 필요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이 현지 여행사의 한국 단체관광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여전히 거부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업체와 중국 당국 간에 아직은 시간 차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이 아직 단체 비자를 실질적으로 푼 적은 없다고 하고, 다만 그 부분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지금 단체관광을 모집하는 관광회사들한테는 인터넷에 광고가 올라갈 수 있게 조치가 돼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중국 단체비자 이미지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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