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를 풍미한 가수 겸 배우 나애심(본명 전봉선) 씨가 지난 20일 별세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향년 87세.
21일 빈소가 마련된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따르면 나씨는 전날 오후 5시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씨는 당대 `노래하는 은막 스타`이자 1990년대 인기 가수 김혜림의 어머니로 잘 알려져 있다.
1930년 평안남도 진남포 출신인 고인은 이국적인 외모와 허스키한 음색으로 주목받으며 1950~60년대 가요계와 영화계를 아울러 획을 그은 스타이자 당시 문인 등 예술인들의 집합지였던 `명동 시대`의 주역이었다.
한국전쟁 당시 대구 피란 시절 이북 출신 예술인들로 구성된 `꽃초롱` 단원으로 입단해 무대 활동을 시작했으며 막냇동생 전봉옥 등과 함께 `아리랑 시스터즈`를 결성해 미8군 쇼에도 출연했다.
가수로 정식 데뷔한 것은 1953년 친오빠 전오승(본명 전봉수, 2016년 별세)이 작곡한 `밤의 탱고`를 발표하면서다. 당시 처음 사용한 예명이 `나는 내 마음을 사랑한다`란 뜻의 나애심(羅愛心)으로 `빈대떡 신사`로 유명한 가수 겸 작곡가 한복남이 지어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고인은 `정든 님`, `언제까지나`, `세월이 가면`, `미사의 종`, `황혼은 슬퍼`, `과거를 묻지마세요`, `맘보는 난 싫어` 등 300여 곡을 발표했다.
그중 `세월이 가면`은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이 명동의 한 술집에서 쓴 즉흥시에 작가 이진섭이 멜로디를 붙인 곡으로 나애심이 취입한 뒤 조용필, 박인희에 의해 다시 불렸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