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 회장과 현대상선 전직 임원 등 5명을 배임혐의로 고소했는데요.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당시 현대상선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천억 원의 손해를 입혔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적법한 절차를 밟았다며 맞서고 있어 배임갈등이 법정공방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로지스틱스)가 매각된 것은 지난 2014년입니다.
3년여가 넘은 이 시점에 현대상선이 현대그룹과 현정은 회장을 고소한 이유는 뭘까?
2016년 8월 현대그룹과 결별하기 전까지는 계약에 대해 의심을 가질 수도 검토할 수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채권단 공동관리체계가 되면서 산업은행과 함께 현대상선은 1년 간 본격적으로 악성 계약을 검토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인터뷰> 장진석 현대상선 전무(준법경영실장)
"현대상선이 입고있는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 상세한 로펌들의 검토까지 다 거쳤습니다. 고민을 많이 했지만 현정은 회장님을 비롯한 현직 임직원들에 대한 고소를 하게 됐습니다."
전반적인 거래를 살펴본 결과 15건의 부당계약이 발견됐습니다.
현대로지스틱스의 매각 가격을 높이기 위해 현대상선에 단독으로 1,094억 원 규모의 후순위 투자와 5년 간 162억 원의 영업이익을 보장토록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롯데에 매각된 현대로지스틱스 영업이익이 162억 원에 미달할 경우 5년간 현대상선이 이를 보전해주는 상황이 되면서 1천 5백억 원이 넘는 손해를 보고 있는 셈입니다.
심지어 5년간 현대상선이 영업이익을 보전해주고 롯데로지스틱스만을 이용해야 한단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당연히 거쳐야 할 이사회 결의조차 없었단 점에서 배임이 확실하단 겁니다.
이에 현대그룹은 “당시 현대상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자산 매각 등 유동성을 확보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매각을 진행했다”는 입장입니다.
현대상선이 위기에 처하자 경영권을 포기하고 300억 원의 사재를 내놓았던 현 회장의 진정성은 이제 법정에서 가려질 공산이 커졌습니다.
한국경제 TV 신선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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