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정교회 주요 축일 가운데 하나인 주현절(主顯節) 목욕 축제에 참가해 영하의 날씨에 얼음물에 몸을 씻으며 건강미를 과시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공식 일정을 끝내고 (러시아 북서부 트베리주(州) 셀리게르 호수에 있는) `닐로스톨로벤스카야 푸스틴` 수도원을 찾아 주현절(主顯節) 목욕 행사에 참가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60대 중반의 나이를 무색게 하는 건강한 몸매를 과시하며 호수의 얼음을 깬 차가운 물 속에 들어가 목욕했다.
정교회 주요 축일 가운데 하나인 주현절(主顯節) 목욕 축제에 참가해 영하의 날씨에 얼음물에 몸을 씻는 푸틴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페스코프는 "올해 주현절 날씨는 그렇게 춥지 않아 영하 6~7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다"면서 "푸틴 대통령이 주현절 목욕 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푸틴의 주현절 목욕 행사 참가 모습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두 달 뒤 대선을 앞둔 푸틴 대통령이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기 위해 목욕 행사에 참가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았다.
마초 기질의 푸틴 대통령은 유도, 하키 등을 비롯한 격한 스포츠와 낚시, 산행 등을 즐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65세)에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그에게 건강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심기는 통치술의 중요한 방편이기도 하다.
푸틴 대통령은 6년 임기의 4기 집권을 위해 오는 3월 18일 치러지는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다.
대다수 예상대로 푸틴이 대선에서 승리해 2024년까지 통치하면 30년 이상 권좌를 누린 이오시프 스탈린 옛 소련 공산당 서기장에 이어 러시아 현대사의 두 번째 장기 집권자가 된다.
러시아 정교회 등 동방 정교회(Orthodox Church)에서 주현절은 예수가 30회 생일에 요르단 강에서 세례 요한으로부터 세례를 받고 하느님의 아들로서 대중 앞에 나타난 것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러시아에선 정교회 신자들이 주현절 전야부터 성당에 가 성수(聖水)에 손을 담그거나 강이나 저수지에서 얼음을 깬 찬 물에 목욕을 하는 전통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최근 들어 정교회 신자가 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축일을 지키고 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