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의 시선]무역전쟁의 경제 영향

입력 2018-03-07 14:17  

    - 앵커 : 김동환 경제 칼럼니스트 / 경희대학교 국제지역연구원 객원연구위원

    - 출연 : 홍춘욱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

    Q.>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 때문에 시장의 변동성이 날로 커지는 것 같습니다.

    홍춘욱 :

    지난 2월 28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제출한 '2018 무역정책 어젠다·2017 연례 보고서'에서 "미국은 중국의 국가주도 경제모델이 국제 경쟁력을 침해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혀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 영향으로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하고 특히 정보통신 등 수출비중이 높은 산업에 속한 기업들일수록 더 하락 폭이 컸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이런 흐름이 한 두 해 동안 지속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국제통화기금이 작성한 보고서에 담긴 것으로, 2000년을 전후해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대단히 강화되었다.



    Q.>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강화될 때 한국 수출은 어땠나요?

    홍춘욱 :

    아래의 <그림>은 세계 교역량과 한국 수출증가율을 비교해 보여주는데, 두 변수 모두 '순환적'인 요인이 월등히 큰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2000년대 초반,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빠르게 강화되었지만 글로벌 교역 및 한국 수출은 매우 강력한 증가세를 지속했다. 반대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서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진정되었지만, 반대로 글로벌 교역 및 한국 수출은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졌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Q.> 장기간 지속되는 추세적인 흐름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군요

    홍춘욱 :

    구조적 요인보다 순환적 요인이 단기적으로는 훨씬 더 직접적이고 강한 영향을 미친 셈이다. 이런 현상은 한국만 겪는 게 아니다. 인구감소 및 1인당 소득의 장기 침체에 시달리는 일본의 경험은 더욱 극적이다. 아래 <그림>을 보면, 일본은 한국이나 중국에게 금방이라도 추격 당해 사라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2013년 아베노믹스 시행 이후 일본 Nikkei225지수는 3배 넘게 상승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을까? 그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경기가 회복되며 기업실적이 개선되었고, 아래의 두 번째 <그림>에 나타난 것처럼 경제 전반의 디플레 압력도 꽤 완화되었기 때문이다.



    Q.> 그럼 앞으로 순환적인 흐름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홍춘욱 :

    한국경제는 수출비중이 높으며, 수출은 미국 등 선진국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최근 발표된 2017년 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은 한국경제의 수출 전망에 이상이 없음을 보여준다. 특히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이 3.8% 상승하였으며, 특히 자동차를 비롯한 내구재 소비는 13.8%나 증가하는 등 강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소비뿐만 아니라 기업의 투자도 견조해, 설비투자는 6.6% 그리고 주거용투자는 13.0%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개인소비지출에 강한 선행성을 보이는 '소비자기대지수'는 2000년 이후 최고치이며, 기업 설비투자의 선행변수인 '공급관리자협회 제조업지수'도 60%선을 상회하는 등 역시 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만큼 순환적 요인은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박두나  PD

     rockmind@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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